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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라리 Oct 22. 2023

게임 중독 선생님이 권하는 게임 리스트

'이왕이면 좋은 게임 해볼래?'의 서문

게임이 교육적일 수 있을까?
 
이제는 게임이 대중문화가 됐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74.4%(<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사람들이 게임을 합니다. 핸드폰으로 심심할 때 시간 보내려고 가볍게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고 게임을 취미 삼아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도 게임이 교육적이어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은 ‘교육의 적’이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죄악이었습니다. ‘게임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기본이고 중독, 폭력성 유발 등 수많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게임에 빠지게 되어 다른 경험에 소홀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좋은 영화는 교육적이듯 좋은 게임 또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교육용 게임? 교육적인 게임?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 책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의 철학자 하위징아는 놀이와 일에 대해 이렇게 구분했습니다. “일은 수단과 목적이 다르지만 놀이는 수단과 목적이 같다.”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목적은 자아실현이나 돈을 버는 것이죠. 일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입니다. 놀이는 그냥 놀이 자체를 하기 위해 합니다.
게임은 대표적인 놀이입니다. 게임은 목적이자 수단입니다. 교육용 게임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목적은 ‘교육’입니다. 교육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게임을 수단으로 쓰고 있는 것이죠. 앞서 말했듯이 게임은 그 자체로 목적입니다. 교육용 게임처럼 게임을 수단으로 삼는 시도는 잘 되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게임 자체를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중독, 폭력성을 유발하는 나쁜 게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재미를 위해 만든 상업용 게임 중에서도 충분히 교육적인 게임들이 있습니다. 원래는 없었는데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게임의 교육적인 면을 해석하는 시도가 없었을 뿐이죠. 
 
해석이 작품의 의미를 만든다.
 
영화 시사회에 갔다가 큰 배움을 얻은 적이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 중 한 분이 감독에게,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감독은 말했습니다.
“당신의 감상과 해석이 곧 이 영화의 메시지입니다. 물론 저의 생각이 담긴 영화이지만 그 생각을 전달하려고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 영화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든 해석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음에는 감독에게 작품의 의도를 묻지 마시고 본인의 감상과 해석을 들려주시길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죠. 게임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게임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런 시도가 없었을 뿐입니다. 보드게임에 대한 교육적인 해석은 상당히 많아졌듯이 PC나 콘솔 게임에 대해 교육적인 해석도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긍정적인 면, 특히 교육적인 면을 해석합니다.

 
저는 30년 동안 게임을 즐겨왔고 10년 동안 교육일을 했습니다. 이 경험을 살려 게임 그리고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일을 시작하려 하니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대한민국의 게이머는 사천만 명,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일백만 명은 될 것입니다. 게임을 잘 아는 사람, 잘하는 사람은 매우 많습니다. 교육을 잘 아는 사람, 잘하는 사람도 매우 많을 것입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게임과 교육을 연결해서 해석하는 시도는 많지 않은 것을 보며 일단 뭐라도 해보기로 정했습니다. “해봐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제가 학생들에게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게임이나 문화 콘텐츠 관련한 연구자나 관련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의 글을 찾아봤습니다 이미 십여 년 전부터 게임문화의 긍정적인 면이나 게임의 교육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연구와 경험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반면 특정 게임을 가지고 교육적인 면을 분석하거나 소개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지금까지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 청년, 학부모들을 만난 것을 떠올리며, 그런 분들에게 ‘교육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당신의 인생 게임은 무엇인가요?  

흔히 ‘인생 00’이란 말을 씁니다. 00에는 영화, 드라마, 책, 게임 등 콘텐츠나 행위가 들어갑니다. 개인에게 인상 깊었던 경험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생각해 보면 인생 00는 재미만으로 선정하지 않습니다. 재미에 플러스 알파로 여운을 남기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 여운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작게는 호기심이 될 수도 있고 크게는 인생의 교훈이 되기도 하죠. 당신의 인생게임은 무엇인가요? 있다면 같이 나눠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 영화, 인생 드라마, 인생 책은 있지만 인생 게임은 아직 없으신다면 한 번 만들어 보길 제안합니다. '게임이 그게 가능해?' 생각하신다면 제가 추천하는 게임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요? (청소년들을 위한 게임뿐만 아니라 성인들을 위한 게임도 있습니다.)


“기왕 게임하는 거 의미 있는 게임을 하는 게 어떨까요?”
“좋은 영화가 교육적이듯, 좋은 게임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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