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관자재 1 16화

한의학을 향한 물음표

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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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는 글에서 건강 정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주는 피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만든 건강 신화의 허상을 알리는 것이 제가 글을 연재하는 목적이지요. 독자라면 이제 건강 정보가 주어졌을 때 무조건 믿는 느낌표(!)보다 그 허실을 고민하는 물음표(?)부터 던지실 것입니다.


그런데 물음표는 한의사 입장에서 근본 대상에도 꼽혀질 수 있습니다. ‘한의학’이라는 학문에 말입니다. 한의학이 한의사가 만든 신화가 아닌지 의문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화라는 표현은 양반이지요. 한의사를 가리켜 미신인 한의학을 전파하는 무당이라는 악담까지 존재합니다.


한의학에 대한 마녀 취급은 ‘과학’이 아니라는 이유인데 한의학이 실체를 분석하는 과학이 아님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과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믿음에 저는 물음표를 던집니다. 과학 만능의 맹신 역시 신화이니까요.


과학의 만능 신화는 의료에서 쉽게 흔들립니다. 과학으로 해결되지 않는 질환이 많아섭니다. 그 중엔 한의학으로 치료되는 것이 적지 않고요. 반면에 양방의 과학 기술로만 치료되는 질병도 있으니 한의학 역시 만능은 아닙니다. 물음표로 신화를 배격하는 사전엔 만능이란 단어가 없지요.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지금의 불치가 치료된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실체를 세밀하게 분석해도 그 실체를 온전하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어떤 실체를 분석해 A, B 성분을 찾았다고 A+B가 실체의 전부는 아닙니다. 더 발전된 과학 기술로 C, D를 추가로 찾아도 마찬가지고요. A+B+C+D는 온전한 실체가 아닙니다.


실체에 다가가고자 계속 쪼개어 분석해도 쪼개지지 않은 알파(α)가 항상 남는데 이런 식으로 분석하면서 깊게 들어가면 본래의 대상을 잃어 버립니다. 질병만 주목하다가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이죠. 환자라는 전체를 인식하지 않고, 현미경으로 질병만 보면 치유에 오히려 역행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이 의료에서 꿩 잡는 매가 되는 일이 그래서 나타납니다. 실체를 분석하는 과학이 아닌 덕분에 한의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라는 전체만 보지요. 과학적 실체에는 관심 없습니다. 한의학 치료에 전혀 사용되지 않으니까요.


환자 전체를 보기에 실체 분석에 무심한 한의학을 두고 비과학이라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과학과 다른 방식으로 진단, 치료할 수 있고, 과학과 다른 방식이기에 환자를 전체적으로 온전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다른, 한의학의 방식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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