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건강에 필요한지 묻는 것이죠. 제 답변은 질문자에 따라 다른데 ‘레고 인형’을 언급합니다. 상체에 머리와 하체를 조립하면 완성되는 레고 인형 말입니다.
인체를 레고처럼 생각하는 분은 없습니다. 조립된 장기에 혈액과 체액을 주입한다고 살아 움직이지 않지요. 생체는 기계와 다르니까요. 인간이 기계가 아님을 누구나 알면서도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은 모두가 기계적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체에 A라는 것이 B만큼 부족할 경우 A를 B의 양만큼 보충하면 된다는 생각이 기계적 관점인데 인체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흡수’라는 과정이 배제된 까닭입니다. A를 B만큼 주입해도 흡수력 떨어진 사람은 A 부족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는 소화기의 흡수력을 높이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인체가 레고 같다면 부족한 영양소를 조립하듯이 보충하면 되지만 흡수를 거치는 생체이기에 소화기 상태가 중요합니다. 어떤 영양소가 부족하고, 그 영양소를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보다 위장이 음식물을 잘 분해하고, 소장이 분해된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는지가 더 중요하지요.
위(胃)와 장(腸)이 건강해서 소화, 흡수에 문제 없다면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이 불필요합니다. 음식을 통해 부족한 것이 적절하게 보충되니까요. 영양소 부족이 진단될 경우 소화기의 흡수력 문제가 아닌지부터 확인하세요.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그렇습니다.
‘비타민 신화’는 흡수가 배제된 레고 인형에 해당된 믿음입니다. 소화와 흡수 기능이 약한 사람은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이 무용지물이라 소화기 치료가 요구되는데 음식 및 생활관리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섭생으로 소화기 기능이 좋아지면 음식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가 자연스레 보충되므로 다른 도움이 필요 없습니다.
서두에서 제 답변이 질문자에 따라 다르다고 했지요. 소화기 문제가 있는 환자에겐 소화력과 흡수력 개선 없이 복용하면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의 효과가 미진하다고 답변 드립니다. 그리고 소화기 문제가 없는 분에겐 올바른 음식을 제대로 드시면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이 필요 없다고 말씀 드립니다.
제 답변은 이래저래 불필요한 것으로 귀결되는데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정확하겠습니다. 환자를 진료할 때 소화기부터 점검하는 한의사인 저는 영양 흡수하는 소장(小腸)과 수분 흡수하는 대장(大腸)을 건강 및 치료의 화두로 삼습니다. 그만큼 중시하기에 흡수 이야기를 다음 글에서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