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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링 Feb 14. 2024

말에는 예의가 담겨 있어야 한다.

가르친다는 건 내 아래 둔다는 것과 같다.

- 설명하고 가르치는 순간 벽이 생긴다.

- 아! 까먹었구나!


 회사는 각자 나이와 경력이 제 각각이지만 동등한 입장에 어른들이 모인 곳이다. 서열과 지켜야 할 예우는 존재하지만 다 같은 어른이 모인 곳이다 보니 서로를 향한 존중이 있어야 하고, 동등한 입장이라는 생각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에도 예의를 담아야 하는 곳이 직장이다.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내 아랫사람으로 대할 순 없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 회사에서 경력이 더 있고,  회사 프로세스를 좀 더 알고 있기 때문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을 쉽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말투는 신경세포를 곤두서게 한다. 알 수 없는 불쾌감을 주고, 같이 있고 싶지 않게 만든다. 무엇이 문제일까?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신입은 회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 배우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건 그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다. 그 사람이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가 함부로 말하거나 가르치면 안 된다. 정해진 교육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르치는 말투를  쉽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말투는 사람의 반감을 사게 하고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쟤가 먼저 물었잖아. 그래서 난 가르쳐 준거야. "

  라고 말할 수 도 있다. 가르쳐 주고, 알려 준 게 잘못이라는게 아니다.


말에 예의를 담아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한다면 쉽게 다그치거나 가르치듯 말할 수 없게 된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묻는 직원을 보는 순간 살짝 욱하는 마음이 올라 왔으나, 내 한숨 때문에 상대가 다칠까 봐 속으로 깊이 내 쉬면서 말했다.


 " 이 부분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잊어버렸나 보네요. 내가 또 말해 주면 아마 아~! 하고 기억할걸요! "

그리고 다시 설명하는 순간 직원은 서서히 얼굴이 밝아지더니 이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 기억났어요. 제가 잊어버렸네요. "


" 그렇지! 역시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알아야 할 부분이 너무 많고, 긴장하다 보면 충분히 잊어버릴 수 있어요. "

 라고 이야기하며 지나갔다. 굳이 내가 그 사람에 신경을 건들어서 날카롭게 해 봐야 나에게 득이 될 부분이 없기에 나는 내가 지켜야 할 예의를 담았던 거다.  다음에도 잊어버릴지 아니면 메모지에 적어서 붙여 놓고, 다시 묻지 않기 위해 노력할지는 내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다. 그건 그 사람이 책임지고 결정할 부분이다.

  " 제가 말해주면 어떻게 해야겠어요? 기억할 자신이 없으면 메모지에 적고 붙여 놓아요. " 라고 정답을 말해 준다고 해서 고마워할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에 사람들은

 " 사람이 잊어버릴 수 있지 그렇다고 말을 저따위로 해! " 라고 말하며 화를 낸다. 왜냐하면 무시당했고,  날 아래로 내려 보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상대에게 말을 할 때  존중이나 예의를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가르쳐 주고 진정한 스승으로써 이끌어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도, 상대는 ' 내가 기필코 너에게 복수하리라! '  생각하며 밤마다 칼날을 갈며 도전장을 적고 있을 수 있다.

회사는 진정한 스승과 학생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회사는 다 같은 어른들이 모인 곳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다.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에 예의를 담고, 예절을 갖추고 행동해야 한다.

  


  반감을 사고 사람을 뒤로 물러나게 하는 말을 내가 해서 싸움을 만들지 말자.  

 누군가를 가르쳐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최대한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말을 조심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지시해야 할 일이 있거든 최대한 지시하지 않는 것처럼 말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조정하는 대로 움직이고 싶은 어른은 없다. 내가 하고 싶고, 원해서 하길 원하는 게 사람의 심리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지 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존중받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가르치는 순간 위아래가 만들어진다.

 " 자 이러면 어떻게 해야겠어? "라는 질문을 듣는 순간  ' 뭐지 이 짜증 나는 말투는? '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 이유는 나를 테스트하는 것 같고 함부로 평가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평가는 너와 나의 관계를 상하 관계로 만든다. 상대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함부로 치고 들어와 상하관계를 만들면 상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기제를 발동하게 된다.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뒤로 물러나거나 싸우게 된다. 내가 굳이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말을 할 때 조금 더 현명해 지자.


 상대가 가르치는 것을 알지 못하게 가르쳐 주고, 지시하는 것을 알지 못하게 지시할 수 있는 것이 지혜다. 그리고 그건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출 때 진정으로 우러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 말을 조금씩 연습하고 배워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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