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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코치 Nov 07. 2023

HR은 리더십 디레일러를 어디에 씁니까?

위험인자를 미리 파악해서 잘 고쳐 쓰거나 or 제거하거나

리더십 디레일러는 석세션플래닝에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여기서 생소한 이름의 석세션플래닝은 HR전문용어인데, 우리말로 하면 '후계자 관리'입니다. 마치 왕위계승 서열을 나래비 세우듯이, 주요 포지션에 대해 후계자 후보군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충분히 경쟁력 있게 보상을 해서, 경쟁사에 뺏기지 않고, 온전히 해당 포지션에 보임시키기 위한 일종의 물밑 작전인 셈입니다.


리더십 디레일러가 가장 극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바로 '석세션 플래닝'입니다.


이 인재가 이 주요 포지션에서 잘할 것인지 아닌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HR의 지상과제입니다. 특히, CEO 혹은 임원, 주요 리더 포지션의 후보군을 늘 조직 내외부에서 풀을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요 포지션의 후보군을 발굴할 때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활용하지요. 규모가 작은 회사이고 HR 인재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회사일수록 주먹구구식으로, 즉 경영진 혹은 HR리더와 친하거나, 주변 몇몇 사람들의 평판을 들어서 정리해 둔 자료를 활용하거나, 아니면 그냥 감으로! 관상으로! 느낌으로 인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이렇게 CEO와 친한 누구누구, HR과 친한 누구누구를 그냥 보임시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성숙하지 못한 HR은 이런 것을 HR의 파워라고 생각하고 마치 자기가 CEO의 오른팔인양 행동하기도 하지요.


리더십이 조직의 흥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아는 대부분의 성숙한 조직은 리더에 대한 결정을 쉽게 하지 않습니다. 어렵지만 최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해서, 가능한 한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리더의 성과 레코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과 평판들을 수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주요 리더급이라면 이러한 인재 프로필이 모두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 좀 더 일관성 있고 표준적으로 리더의 역량을 알아보고 싶을 때 '리더십 진단'을 합니다. 리더십 진단결과를 통해 이 리더가 어떤 리더십 강점이 있고, 어떤 약점이 있는지 정량적 데이터로 확인을 합니다. 그리고 정성적으로 수집해 온 이해관계자 피드백과과 매치하여 유의미한 강점과 리스크를 뽑아내지요. 강점은 그 사람을 후보에 올리는 근거가 되지만, 리스크는 최종적으로 그 사람을 후보자 서열에서 뒤로 밀어내는 작용을 합니다.


리더십 진단 툴은 리더십 디레일러를 판단하는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리더십 진단을 실시할 때는 해당 회사에서 설정한 인재상과 리더십역량체계가 있는 경우, 그에 기반해서 진단툴을 개발하여 사용합니다. 하지만 타당도 있는 리더십 진단툴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전문적인 일인지라, 대개의 경우, 전문 리더십 진단 업체의 공인된 진단 툴을 이용하지요.


리더십 진단 툴에서는 그 진단업체가 사용하는 리더십 역량 리스트에 기반하여 진단을 하기 때문에, 리더십 역량체계를 항상 최신의, 그리고 가장 신뢰성 높은 방법론으로 보완하고 개발합니다. 이공학 계통만큼이나 빨리 변화하진 않지만, 산업흐름의 변화에 따라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변화하므로, 리더의 리더십을 수십 년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역량 리스트를 개발보완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Korn Ferry의 Leadership Architecture를 한 번 볼까요. 1980년대에는 Technology Savvy (기술에 대한 빠른 감각)이라는 역량이 리더의 주요 역량으로 대두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Korn Ferry에서는 이 역량이 역량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슬랙이나 팀즈 메신저로 조직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하며, 조직 내부의 위키나 노션에서 자료를 리뷰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은 기본이 되었지요. 이런 새로운 툴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리더로서 원활하고 수평적으로 구성원과 소통하는데 걸림돌이 됩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Technology가 나오던 빨리 익숙해지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리더의 기본 역량이라고 정의하는 것이죠. 그런데 미래에는, 약 2030-40년대에는 Technology Savvy라는 역량이 마치 글을 읽고 쓰는 능력처럼 너무 당연해서, 역량 리스트에서 제외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더십 진단툴은 보통 360도 리더십 피드백 방식을 통해 리더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합니다. 내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이 방법은 많이 이용됩니다. 외부에서 영입하려는 인재의 경우 360도 리더십 피드백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때는 레퍼런스 체크를 하게 됩니다. 360도 피드백 방식이건 레퍼런스 체크 방식이건 HR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죠.


'그 포지션에 적합한가? 위험한가?'





내부 인재의 관상 읽기: 360도 리더십 피드백


많은 조직에서 360도 리더십 피드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360도라는 의미는 리더를 둘러싼 상하좌우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모두 수렴한다는 의미입니다. 상하좌우의 평가라고 하면 그 리더의 보스(상), 부하직원(하), 좌우(주변 동료, 혹은 내외부 고객), 그리고 리더 본인의 평가를 의미합니다. 리더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리더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다각도로 반영하므로, 보다 균형 있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상하좌우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듣는 것을 360도 피드백이라고 합니다.


주요 기업들은 리더십 역량과 행동기준을 정립하고, 내부 리더들이 이러한 리더십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360도 리더십 진단을 통해 평가합니다. 위에 언급 했듯이 외부 진단 툴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 개발은 리소스가 많이 들고 결과의 공정성을 담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진단결과는 리더들의 리더십 개발에 주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진단결과 자체가 객관성을 100% 확보할 수 없으므로 성과평가에 직접적으로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조직들은, 리더역할로의 승진 심사나 주요 포지션의 석세션 플래닝에 누적된 360도 리더십진단결과를 반영하는 추세입니다.


매년 루틴처럼 진행되는 360도 리더십 진단결과지를 제대로 참고하지 않거나, 인사팀에서 철마다 보내주는 여러 의미 없는(?) 소식지 수준으로만 취급한다면,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쓰레기 취급을 하는 셈입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신의 수년간의 리더십 진단결과, 특정 행동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 이는 리스크로 인사팀이 관리하는 인재프로필에 마크되어, 다음 수준으로 경력을 전진하기 어려울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보통 팀장시절부터 시작되는 360도 리더십 피드백 결과를 두렵다고 외면하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라, 나의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써야 할 것입니다.  360도 리더십 피드백은 당신이 그 조직에서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팁과 경로를 사전에 미리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고 자신의 행동을 관리하는 리더는 향후의 승진 심사, 석세션플래닝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잡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외부 잡 마켓에서의 레퍼런스 체크에서도 유리한 평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외부 인재의 관상 읽기: 레퍼런스 체크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 시에 이 외부 인재의 리더십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서류와 인터뷰로 확인할 내용은 모두 검증했지만, 이 사람의 리더로서의 역량이 어떠한지는 레퍼런스체크, 즉 평판조회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특히, 시니어 포지션일수록 더욱 더 세심하게 레퍼런스 체크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팀장 이상의 시니어 포지션에 대해서는 헤드헌팅펌을 쓰는데, 최종단계시에 레퍼런스체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는 헤드헌팅펌에서 레퍼런스체크를 시행해 주지만, 아무래도, 채용성공이 주요 성과가 되는 헤드헌팅펌에서는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레퍼런스체크를 독립적인 전문서비스로 행하기도 합니다.  


레퍼런스체크는 외부인재영입의 최종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임원급 포지션은 필수 프로세스이죠!


레퍼런스체크는 주로 인재의 인성, 말과 행동, 커뮤니케이션 방식, 윤리적 이슈, 리더십 리스크 등에 초점을 맞춥니다.  학력이나 경력과 같이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가능한 내용은 background check라는 이름으로 레퍼런스체크의 일환으로 실시됩니다. 이는 후보자의 제출한 내용이 사실과 같은지 확인하며, 신용불량자 및 범죄사실 등의 이력 조회까지 전문 레퍼런스체크 업체에서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의 조회는 일반 기업의 채용팀에서는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필요한 경우는 전문업체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레퍼런스 체크를 의뢰하면 background check는 기본서비스 항목이므로, 주요 시니어 포지션의 경우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퍼런스 체크는 전문적인 인터뷰 스킬이 필요합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위해 후보자에게 최종단계에서 레퍼런스 정보를 요구하면, 후보자는 보통 자신에게 우호적인 레퍼런스 3명 정도를 제공합니다. 자신과 친했던 상사, 후배, 동료겠지요. 보통 당신을 레퍼런스로 제공했으니 인터뷰전화가 오면 잘 말해달라고 합니다. 보통 매우 긍정적인, 혹은 중립적인 인터뷰결과가 나옵니다. 우호적인 사람을 골랐으니 부정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지요. 그래서 보통 후보자가 제공한 레퍼런스 대상자의 인터뷰를 마친 후 이것으로 끝내지 않고, 후보자가 제공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을 레퍼런스로 발굴해서 인터뷰를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후보자에게 추가 레퍼런스 체크를 했다고 말하지 않죠. 그냥 레퍼런스 체크만을 헀다고 합니다. 자신이 우호적인 인물들로 구성한 레퍼런스 인물들만 인터뷰를 했다고 여기겠지요. 


하지만 그 포지션이 시니어이며 중요한 포지션일수록, 객관적 레퍼런스 체크가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 헤드헌팅펌에서 제공하는 레퍼런스 제공 서비스에서는 자신들의 인맥풀에서 해당 후보자와 과거 소속회사가 같은 인재를 골라 레퍼런스 체크 의향을 묻고 인터뷰를 합니다. 많은 인재풀을 갖고 있는 헤드헌팅펌에서는 더 신빙성 있는 레퍼런스체크 결과를 제공합니다. 풀이 충분치 않은 경우, 풀을 통해 소개를 받거나 링크드인을 통해 접촉을 하여 레퍼런스를 찾지만, 이렇게 찾아진 레퍼런스가 굳이 잘 알지도 못하는 후보자를 위해 시간을 내어 인터뷰를 해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추가 레퍼런스 체크를 얼마나 빠르게 신뢰성 있게 해 주는가는 해당 서비스 제공업체의 실력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후보자는 자신이 제공한 레퍼런스와 업체가 추가 소싱한 레퍼런스의 밸런스 있는 평판 내용을 통해 최종 채용결정이 컨펌됩니다. 레퍼런스 체크는 채용의 마지막 과정이므로, 이 단계에서 이유 없이 채용이 늘어지거나, 내부사정으로 해당 포지션 채용이 무산되었거나, 내부인력으로 채워졌다거나 하는 말을 듣게 된다면, 후보자 본인의 레퍼런스 체크단계에서 어그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부인재와 외부인재의 리더십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리더십 360도 피드백'과 '레퍼런스 체크'를 설명드렸습니다. 물론 다른 방법들도 많이 활용되겠지만, 가장 보편타당하게 많이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HR입장에서도 아는 사람 통해 이 인재는 이러이러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비과학적(?)이거나 아마추어처럼 보이기 때문에, 전문업체의 리더십 진단 결과 혹은 레퍼런스 체크 결과를 인사결정의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죠.


HR리더로서의 저의 경험을 돌아봤을 때, 제가 해당 인재에 대해 갖고 있던 나의 평가와  외부의 진단결과가 일치하면 너무 기분이 좋고 내가 HR로서 제대로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생각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나와도 괜찮았습니다. 내가 본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아 이 부분을 내가 간과했구나!' '이 부분을 다시 확인해야겠다!'라는 깨달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 결과가 매우 위험한 디레일러로 보였을 때는, 이런 부분을 미리 체크하게 해 준 진단 결과에 감사할 정도였습니다.


갑론을박의 여지가 있는 디레일러로 보이는 경우, 해당 인재와 허심탄회하게 이런 리스크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직접 리더와 대면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리더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과 계획을 설명하죠. 이런 분들은 자신의 디레일러를 잘 관리해서 자신의 커리어의 발목을 잡도록 허용하지 않는 분들이죠. 이미 HR이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그러한 행동이 계속 모니터링될 것을 알기에 보임 후에도 계속 신경을 쓰고 관리를 하죠. 디레일러는 완벽히 없애긴 어렵지만, 잘 드러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일말의 재고가치도 없는 디레일러의 경우는,  내부인재는 석세션 후보자 풀에서 제외하고 외부인재는 바로 탈락시킵니다. 제가 판단한 재고 가치 없는 디레일러는 '윤리적 결함', '폭언 폭행 등의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단순히 성향과 기질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원칙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고치기 어렵고 오랜기간 반복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판단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저는 그랬습니다. 지금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충분히 리더십 디레일러를 설명드린 것 같네요. 다음부터는 디레일러를 일으키는 11가지 위험 기질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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