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를 기점으로 서른이 됐다.
아직 만으로는 20대야!!!!! 를 외칠 수도 없는. 진짜 서른.
당장 맞닥뜨린 위기는
더 이상 20대로 제한되는 공모전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모글을 찬찬히 보며 지원해 볼까, 하다가
대상 : 20대 청년
이라는 문구를 보고 사소한 패배감을 느껴버렸다.
'응~ 너 이제 기회 없어~'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아직 내 마음은 20대라고, 박박 우겨보고 싶지만
숫자로 정의돼버린 나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서른이 되었다고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늘 잔재해 있던 압박감에 밀려 앞만 보고 달렸던
20대의 경주에서 벗어나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다고나 할까,
30대의 길에서 나의 20대를 바라보니
조금은 안쓰럽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수많은 말들과 시선을 견뎌내며 내 길을 찾아보려 했던,
마냥 꽃길만은 아니었던 길에 작은 씨앗이라도 심어보려 했던.
여전한 압박감과, 막막함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다시 걸어가 보려 한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아, 이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서른은 처음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