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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어느 날에나 밤은 온다

by 제나랑


PM 06:00

날씨가 맑았다면 좋았겠지만 흐려도 흐린 대로 수국은 예뻤고, 오히려 한적해서 더 좋았으며, 비가 오고 난 뒤, 아직 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스텔라가 수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토양에 따라 색이 다르게 자란다는 점인데, 토양이 강한 산성일 때는 청색을 많이 띠게 되고,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생리적 특성을 갖는다.

카페를 이용하지 않아도 입장료를 별도로 지불하면 수목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카페에서 1인당 음료를 주문하면 이용료는 따로 내지 않아도 되며,


두 사람은 카페 안으로 들어가 음료는 단밤 라떼와 한라봉 차, 그리고 디저트로 레인보우 케이크와 100% 제주산 천연 과일을 착즙해서 만든 천혜향 샤벳,


한라봉 샤벳도 주문 하고는 야외 정원을 둘러본다.

카페 안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고 앉았고, 주문했던 음료와 디저트를 한가롭게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ㅁㄴㄹ블랑]을 나와 펜션으로 가는 길에 청과 직판장을 발견하고는 갓길에 차를 세운 스텔라

12월부터 4월까지 수확되는 한라봉 등 아직 수확시기가 아닌 다른 종류의 제주 열매를 구매하지 못하고, 하우스감귤만 구매가 가능했고,


온라인 스마트 스토어에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와 책자를 받았다.

회사 사람들과 친구들이 먹을 하우스감귤을 여러 박스 주문했고, 회사와 친구들의 거주지 주소를 사장님께 적어드렸으며,


스텔라와 메이든은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양만큼만 별도로 구매해서 봉지에 담아 차에 다시 올랐다.

다시 달려 펜션에 도착한 두 사람은 저녁까지 함께 먹었다.

비행 시각이 한 시간 차이라서 공항까지는 같이 가기로 했고, 메이든의 바이크는 게스트 하우스 앞에서 미리 탁송을 보내고


스텔라의 바이크는 공항에서 인계하기 위해 예약을 했다.

내일도 카페[맨도롱]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아직 짐을 싸지 않았다며 숙소로 돌아가는 메이든

스텔라도 미리 짐을 싸기 위해 1층에 있던 그녀의 물건들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간다.

<2024년 07월 31일>

PM 10:50

브런치는 냉장고를 정리하면서 간단히 해결한 스텔라는 다 싸놓은 캐리어 위에 연결 벨트로 고정해 둔 레디백과 돌아다닐 때 계속 들고 다녔던


M 데님 재질의 라비백까지 전부 챙겨서 내려왔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 빠뜨린 건 없는지, 다시 확인했으며, 1층에 내려와서도 다시 한번 확인 하고는


거실 소파에 앉는다.

거실 테이블 위에 있던 엽서 하나를 꺼내 펜션 사장님께 남기는 메시지도 적었다.

다 적은 엽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로 그녀의 짐을 들고 펜션을 나와 차 트렁크에 실었다.

체크아웃도 비대면으로 톡을 통해 이루어졌고, 그녀는 차를 몰고 카페[맨도롱]으로 향했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자, 백팩을 메고 캐리어를 끌면서 카페 안으로 들어오는 메이든이 보인다.

두 사람에게 만남의 광장이자 쉼터와도 같았던 카페에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커피 타임을 가졌고, 카페 사장님과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나눈 두 사람은


카페를 나와 차에 탑승한다.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에 앉은 메이든이 공항까지 자신이 운전하겠다며 시동을 건다.

해안 도로를 지나, 시내를 거쳐 1시간 정도를 달리자, 공항 주차장 입구에 도착했고, 미리 와서 스텔라를 기다리고 있던 탁송 트럭을 발견하고는


차에서 내려 짐을 전부 내리는 두 사람

스텔라는 탁송 기사에게 차량을 인계하고는 메이든과 함께 공항 안으로 들어간다.

PM 04:20

두 사람은 수화물 접수처에서 캐리어만 부친 후, 근처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탑승구 게이트 앞으로 향했고,


그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나눈다.

"덕분에 한 달 동안 재미있게 지내다 가~ 편하게 해줘서 고마워~"

"그건 제가 할 말인데요~ 작가님과 만나기 전엔 일주일 있었으니까 이제 갈까 싶어서 지루할 참이었는데 작가님도 만나고,


계획에도 없던 전망 좋은 이곳저곳 다니고 올레길도 걷고 한라산 등반도 하면서 얻은 게 되게 많아요~


혼자서는 못했을 경험 하게 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해요~"

탑승 시간이 가까워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스텔라가 탑승구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보안 검색대로 향했고,

메이든은 서울에서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대기 의자에 다시 앉는다.

그녀가 게이트 앞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 클래스부터 탑승하도록 안내하고 있었고, 바로 모바일탑승권의 QR코드를 게이트 패드에 인식시키고는


항공기에 탑승했고, 자신이 예약한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일단,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인천 공항에 도착하면 환이를 만나면 함께 탁송 트럭을 기다렸다가 차량을 환이에게 인계한 후,


다시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경유지인 LA에 도착하면 3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시카고행 비행기를 타고 오헤어 국제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녀의 시카고 본가는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오크 파크에 위치해 있어 교통편이 용이한 곳으로,


여러 싱글 하우스들이 모여 있는 빌리지 안에 있어 보안도 좋은 곳이기 때문에 그녀의 부모님은 이곳에서 2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

특히, 본가가 있는 빌리지 안에는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도 있는데, 그 입구를 통과해 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승마 클럽이 위치해 있어


승마를 즐기러 오는 클럽 고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빌리지이다.

차를 타고 20분 정도만 가면 골프 클럽도 있어서 그녀가 본가에 오면 취미가 비슷한 아버지와 함께 승마와 골프를 즐기기도 하고,


부모님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곤 한다.

<2024년 08월 01일>

PM 23:55

제주에서부터 꼬박 22시간이 걸려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한 스텔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이동하여 인천공항에서 부쳤던 짐을 찾은 후, 입국장으로 향한다.

게이트 문이 열리고 환영 홀로 나가자, 수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단번에 서로를 알아봤는지, 빠른 발걸음으로 서로 가까워졌으며,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스텔라는 그 남자의 목을 끌어 안았고 그 남자 또한 그녀의 허리를 양팔 가득 꽉 껴안았다.

>>이름: 오재규

나이: 64세

전직: 외교관

특이사항: 스텔라의 아버지, 오 대표의 넷째 오빠

"아이고, 우리 딸내미~ 작년에 못 봐서 그런가 너무 오랜만인 거 같네~"

"미안해."

"아니야~ 미안하라고 한 말 아닌데 우리 딸내미가 뭐가 미안해~"

재규는 스텔라는 품에서 놔주려 하지 않지만, 그녀가 장난스레 캑캑거리자, 그제야 그녀를 놓아준다.

두 부녀가 평소 얼마나 다정한 사이인지는 공항 밖으로 나가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재규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고


다른 손엔 그녀의 캐리어와 가방이 들려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재규의 차를 타고 20분쯤 달리자, 아버지의 차를 끌고 매일 등교하던 길, 매일 루틴처럼 가던 단골 카페와 익숙한 게이트가 보이고,


게이트 가드는 그의 차가 보이자 환한 미소를 머금고 이미 게이트 문을 열고 있다.

재규는 창문을 열어 가드에게 인사를 건넸고, 가드는 조수석에 앉은 그녀를 발견하고는 반가워한다.

"(영어)Oh~~S! 오랜만이야! 휴가야?"

"(영어)Hi, JJ~ 오랜만이야~ 여길 와야 본격적인 휴가지~"

"(영어)맞아~ 부럽다~"

"(영어)클레어랑 제인은 잘 지내?"

"(영어)맞다, 나도 가족 있지.ㅋㅋ 나의 사랑하는 와이프와 내 사랑 딸랑구도 잘 있지~ 물어봐 줘서 고마워~ 부모님이랑 좋은 시간 보내~"

"(영어)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재규는 차를 다시 몰아, 빌리지 안으로 들어갔고, 익숙한 우편함이 보인다.

다른 집은 빨간 철제 우편함이 대문 앞에 서 있는 반면, 회색 대문 앞에 코발트 블루 컬러로 덧칠한 우편함이 있고 그 위에 화이트 컬러의 삐뚤빼뚤한 필기체로


[Crawford Oh] 적혀 있다.

"저 우편함은 내가 6살 때 칠한 거 아니야? 오래도 버티고 있네~"

"사실 가짜야, 저거~"

"응? 무슨 말이야?"

"너 대학 졸업하고 한국에 있을 때, 태풍 온 적 있었잖아~ 그때 한 번 뽑혀서 사라졌었어~"

"응? 6살 때 그 우편함이랑 똑같은데? 저렇게 감쪽같다고?"

"그때 너 저거 칠하고 나서 기념사진 찍었잖아~ 그거 보고 목공소 가서 똑같이 만들어 왔지~ 바탕색은 켈리가 칠하고 글씨는 내가 사진 보면서 똑같이 그리고~"

"헐~ 대단한 사람들이잖아~"

스텔라의 반응에 재규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차량 안 수납함에 있던 리모컨을 꺼내 버튼을 누르자,


대문이 왼쪽으로 열리고 차량을 더 안쪽으로 움직이고는 다시 리모컨 버튼을 눌러 대문을 닫는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면엔 인디고 컬러의 지붕과 3층짜리 모던 하우스의 본채가 있고,


본채는 다크 그레이 컬러의 메인 기둥을 중심으로 왼쪽에 다크 그레이 컬러의 메인 현관, 가장 왼쪽 끝엔 차고지가 있으며,


전체전인 외관은 라이트 그레이 컬러로 되어 있다.

재규의 실버 컬러 차량이 차고지 앞에 도착하자 센서로 인해 자동으로 차고지 문이 위로 올라가고,


그는 차를 차고지에 주차한 뒤, 부녀는 차에서 내리고는 차고지 벽면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 차고지 문을 내린다.

차고지를 지나 뒷문을 열고 나가면 별채가 보이고, 별채의 외관은 본채와는 반대로 전체적인 외관 컬러는 다크 그레이 컬러에,


기둥은 라이트 그레이 컬러이며, 지붕은 같은 인디고 컬러로 되어 있다.

별채와 본채를 잇는 각진 돌길이 있고, 본채의 뒷문을 열면 주방으로 이어지며, ㄷ자 형 주방을 지나면 조리대 겸 아일랜드 식탁과,


더 지나면 샤워 부스가 있는 욕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별도로 있는 다이닝 룸과, 더 지나면 팬트리와 와인 냉장고가 있는 창고가 나오며,


주방과 다이닝 룸 사이에 있던 아치문을 지나면 거실, 그리고 정면으로는 메인 현관이 보인다.

거실 왼쪽으로는 큰 창 너머로 야외 정원을 보며 티 타임을 즐길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있고, 거실 오른쪽엔 홈 바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데,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테이블, 간단한 칵테일이나 하이볼을 제조할 수 있는 조리대와 작은 냉장고가 있다.

아치문과 거실 사이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계단 정면으로는 서브 주방이 보이고, 오른쪽엔 소파와 LP판으로 가득한 진열장,


그리고 그 위엔 LP판 플레이어가 놓여 있으며, 주방을 기준으로 왼쪽엔 다른 욕실과, 더 지나면 재규의 작업실 겸 서재와 요리가 취미인 스텔라의 엄마가


레시피 연구를 하는 공간이 나오고, 계단을 기준으로 뒤쪽에는 부부의 드레스룸과 욕조가 있는 욕실이 딸린 부부의 안방이 있다.

정 가운데 계단을 한층 더 올라가면 3층이 나오는데, 3층은 빙 둘러 모든 공간이 스텔라의 공간이다.

계단을 기준으로 오른쪽부터 그녀의 드레스룸, 그 옆엔 욕조가 딸린 그녀의 침실, 그 옆으로는 그녀가 그림 그리는 작업실,


그리고 그 옆으론 계단을 기준으로 왼쪽 공간이자 그녀의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는 창고가 있다.

1층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라이트 그레이 컬러를 메인으로 하고 네이비 컬러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했고,

2층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민트 컬러와 오션 컬러를 매치했으며, 3층은 화이트 컬러, 파스텔 스카이 컬러와 네이비 컬러를 적절히 매치한 인테리어다.

3층 공간을 전부 스텔라의 공간으로 꾸며, 부부의 딸바보 면모를 엿볼 수 있고, 출가한 후에도 그대로 유지 해오다가 대학교 입학하면서


그녀의 요청으로 재규와 그녀가 함께 하나하나 손수 인테리어를 변경했을 뿐, 그 이후에도 청소만 가끔씩 하면서 유지해왔다.

이렇게 1년에 한 번씩 와서 휴가를 보내고 가는 그녀를 위한 마음이 너무나도 잘 느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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