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악마와 천사의 차이

by 제나랑


스토킹범은 숨을 못 쉬어 연신 컥컥거린다.


"너 같은 쓰레기들 잘 아는데 지가 하는 짓은 스토킹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ㅈ같은 말로 피해자를 매도하지. 내가 스토킹만큼 ㅈ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줄게."


해주는 스토킹범의 입을 찢는 것보다 꿰매는 것을 선택했고 능력으로 한 번에 할 수 있지만 그딴 배려는 스토킹범에게 필요 없기에 한 땀 한 땀 천천히 꿰맨다.

스토킹범은 끔찍한 고통에 소리를 질러댄다.


"시끄러! 찍 소리만 내봐. 이번엔 목구멍도 막아줄 테니까."


스토킹범은 두려움에 소리를 안 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

해주는 성대로 잘라 말은커녕 소리조차 낼 수 없게 만든다.


"스토킹에는 주둥이도 쓰지만 손도 쓰지, 아! 여기 찾아오는 발도 있구나! 이런, 할 게 많군. 아직 많이 남았다."


해주는 손목과 발목도 차례로 하나씩 잘라내고 마지막으로 오늘 일과 피해자는 기억하지 못하도록 기억을 없애고 피해자의 집에서 최대한 멀리 던져버린다.

해주는 집 안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피해자가 숨어 있는 방 문을 열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가만히 서서 기다린다.


"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어떻게 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관 없어요...이 지옥 같은 악몽에서 꺼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제가 어떻게 갚죠?"


"갚은 방법이 없진 않지."


"그게 뭔데요? 뭐든 말씀만 해주시면 다 해드릴게요..."


"사실 계약을 한 후에 소원을 이뤄주는 게 원칙이지만 늘 예외란 있는 법이지.

너의 간절한 기도가 나에게 닿았고 그 기도로 행해진 것이니 넌 하나만 지켜주면 된다.

일주일 후에 내가 다시 오면 너의 영혼을 내놓아라."


영혼이라는 말에 그녀는 한치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네! 그렇게 할게요! 전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요. 어차피 살려달라고 했던 건 저 새끼한테 죽는 게 싫었던 거지, 이젠 일주일은 살든, 더 오래 살든 상관없어요.

어쩔 수 없다면 사는 것도 의미 없어요. 당신이 누구든 제겐 천사 같은 분이에요. 제 기도를 들어주셨고 소원도 이뤄주셨어요. 그게 천사가 아니면

뭐가 천사겠어요."


"너 같은 인간은 처음이군. 악마보고 천사라니. 너의 영혼을 담보로 계약을 하는 나에게 천사라고..."


해주는 이렇게 살려주고 싶었던 인간은 처음이었다.

소원을 들어주고 영혼을 소멸하는 게 당연한 계약인데 그 계약을 거스르고 싶을 정도로 선한 마음을 가진 인간.

해주는 그런 인간에게 약하다.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보다 더한 악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선한 마음은 그녀를 당황스럽게 한다.


결국 해주는 그녀를 데리고 '신'의 앞에 선다.


"인간이 악마고, 인간의 악한 마음이 지옥이다라고 네 입으로 말하던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헌데, 하라는 계약은 하지 않고 여긴 왜 올라온 것이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했던 그 말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나 여기 표은채 씨는 선한 마음을 가진,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기에 영혼을 소멸 시키기가 가혹하다

생각되어 요청을 드리고자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무슨 요청 말이냐."


"늘 예외라는 것이 있다는 걸 유념해 주시어 이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옵소서."

"단, 조건이 있다. 너의 invincible, 심장에 총이나 칼을 맞아도 절대 죽지 않는 능력을 1년간 제한하겠다. 그래도 하겠느냐."


절대 죽지 않는 능력이 제한되면 해주는 심장에 총이나 칼을 맞으면 인간처럼 죽게 된다.

해주는 선한 마음을 가진 인간을 위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고민에 빠지는 사이 은채는 해주의 손을 슬며시 잡는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원망하지 않아요. 일주일 뒤에 영혼이 소멸된다고 해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한 걸요.

당신에게 중요한 능력이라면 괜히 저 때문에 낭비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아요."


은채의 말에 해주는 되려 확신이 선 듯 '신'에게 말한다.


"하겠습니다. 1년 동안 인빈시블 능력을 제한하시고 표은채 씨는 계약 없이 수명대로 살게 해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신'은 아직 사인이 없는 은채의 계약서를 소멸시킨다.


"그만 가보거라. 그리고 좀 작작 좀 올라와."


해주와 은채는 웃으며 이승으로 다시 내려간다.

은채의 집으로 돌아오고 해주는 은채의 집을 나온다.

해주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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