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부산여자중학교 근처에 도착한 지안과 혁주
낯이 익은 등굣길과 자주 사 먹던 떡꼬치와 어묵을 파는 학교 앞의 분식집, 교과서와 책을 자주 사던 서점, 반가운 마음에 떡꼬치와 어묵을 주문해서 먹기로 한다.
미리 튀겨놓은 떡꼬치에 양념을 듬뿍 발라 먼저 접시에 담아 건네주고,
그릇에 어묵과 국물을 가득 담던 사장님이 지안을 힐끔대며 쳐다보다가 어묵 그릇까지 건네준다.
“잘 컸네...”
“네?”
“예쁘시다구요~”
“아, 네. 감사합니다~”
“혼혈이에요? 눈 색깔이 연하네~?”
“아, 아뇨~ 엄마, 아부지 두 분 다 한국 분이세요~ 이게 무슨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부족한 거라는데,
엄마 유전자라서 엄마도, 저도 둘 다 머리색 포함해서 모든 털 색이 연한 갈색이고 눈동자 색도 연한 갈색이에요.“
“아~ 그래서 피부도 그렇게 하얀가? 핏줄이 다 보이네~”
“그런가 봐요~”
“내가 아는 애랑 똑같네~”
“혹시 그 애 이름이 차지안 인가요?”
“어? 지안이를 어떻게 알아?”
“아...옆 옆집으로 이사 와서 한 두 번 봤어요~”
“반가웠겠네...”
“네. 저 같은 사람이 흔하진 않으니까요~”
“맛있네요~”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까 또 먹으러 와~”
“네~ 안 그래도 계속 생각날 거 같아요~”
사장님과 스몰 토크를 하면서 먹다 보니 금방 다 접시와 그릇을 다 비웠다.
“얼마에요?”
“그냥 가~”
“네? 아니에요~”
지안은 떡꼬치 1개 300원 어묵 1개 300원이라고 쓰인 메뉴판을 쓱 보더니 만원을 꺼내 그릇 옆에 두고는 도망치듯 부산여중 뒷문 쪽으로 향한다.
“저 이모, 내가 중학교 입학 첫날 왔을 때 저렇게 그냥 가라면서 돈 안 받았어. 그때도 떡꼬치 하나 먹고 300원 두고 오고 그랬는데,
졸업할 때까지 매일 갔더니 졸업식 땐 떡꼬치 10개랑 어묵 1인분이랑 떡볶이 1인분을 그냥 손에 쥐어주시면서 ‘꿋꿋하게 잘 살아. 생각나면 또 먹으러 오고~’
그러셨는데...“
“오고 싶어도 못 왔겠네...사고 막고 나면 돌아가서 여기 같이 와보자~”
“그래...”
부산여중 정문 옆 골목으로 돌아가면 뒷문이 나온다.
뒷문을 통과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학교가 되게...”
“건물 생긴 게 좀 여자교도소처럼 생겼지? ㅋ 나도 처음 입학할 때 와서 보고 그 생각했어~”
“좀..그르네~ 색이라도 좀 다른 색으로 칠해주지~”
“그러니까~ 회색이어서 더 그렇게 보여~ 창문에도 창살 좀 봐~ 저 창살 때문에 더 교도소 같애~ 근데 저 창살, 나 1학년 때 생긴 거다? 원래 없었어~“
“왜 생겼는데?”
“3층이 3학년 교실이고 2층은 2학년, 1층은 1학년이고, 4층에는 음악실, 과학실 이런 거 있는데 3학년 선배 하나가 교실 밖으로 뛰어내려서 죽었어.
그다음 날 바로 전 층에 다 저 창살 설치하더라...“
“3층이면 죽..을정도 높이가 아니지 않나?”
“다리부터 떨어졌으면 목숨은 건졌겠지만, 머리부터 떨어졌다나 봐...병원으로 이송 중에 죽었대...”
“아이고...”
“장례식날 관 싣고 가는 장례 차량 있잖아, 그 차량이 운동장 한 바퀴 돌고 화장터로 가는데 3학년 선배들 다 운동장 나와서 울더라...
알고 보니까 미혼모 가정이라는 이유로 왕따였고 학폭도 심했나 봐~ 같은 반 일진이 엄청 괴롭혔대...
그날도 같은 반 일진이 돈 뺏고 그랬다는데, 너 기절 놀이 기억나? 기절하기 직전까지 목 조르는 거.
그 선배 상대로 일진이 기절 놀이하다가 그 선배 한 5분? 기절했었대. 근데 깨자마자 일어나서 갑자기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거래...“
“참나~ 학폭 가해자들은 대학, 취업 못하게 해야 해, 아주. 기절 놀이 같은 건 왜 하는 거야? 미친 ㅅㄲ들...”
“그니까~ 기절 다음에 오는 단어가 놀이인 것부터 싸패같애...ㅆㄴ의 ㅅㄲ들...”
“너 괴롭히는 애는 없었어?”
“아니, 근데 날 개 싫어하던 선생은 있었지.”
“선생이 학생을 싫어해? 왜?”
“몰라. 담임은 무관심하고 담임도 아닌 음악쌤이 애들 앞에서 꼽주고 그러더라? 나도 개 싫어했어~
미술쌤은 완전 좋아했지. 학교 끝나고 맨날 같이 그림 그리고 가고, 밥도 사주시고, 칸모아도 사주시고 그랬는데~
미대 가고 싶다니까 고등학교 가서도 찾아오면 입시 특훈해주신다고 하고~
근데 엄마, 아부지 돌아가시고 그냥 부산을 벗어나고 싶어서 서울로 상경했지.“
“그 후론 내가 더 잘 알지...아카데미에서 처음 만나서 어디 학교 다니냐니까 검정고시 준비 중이라고 해서 놀랬지.
그 시절엔 검정고시 보는 애가 드물고 아무리 학교가 ㅈ같아도 꾸역꾸역 다 다녔으니까~ 맞다, 승원 선배가 소주 한 잔 하자고 하시던데~“
“영화 촬영 끝나셨대?”
“한 2, 3주? 후에 끝날걸?”
“미술쌤 보러 갈까?”
“그래도 되나?”
지안은 혁주와 함께 미술실로 올라간다.
음악실을 지나야 미술실이 나오는데 음악실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보이는 여자가 문을 열고 나온다.
“누구세요? 외부인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내가 누군지는 알 거 없구요. 뭐 하나만 물어볼게요.”
“뭐, 뭔데요?”
“제가 아는 분이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데 학생 중에 싫어하는 애가 있대요. 어떻게 생각해요?”
“네? 선생..이 학생을 싫..어하면 안 되죠.”
“그쵸? 선생이라는 ㄴ이 아무 이유 없이 학생을 싫어하고 편애하는 게 말이 돼요?
그런 ㄴ은 다시는 선생 못하게 손가락을 뚝. 뚝. 부러뜨리던가, 대가리를 깨버려야 되는데~ 그쵸?“
“네?”
“혹시 이 학교 학생 중에 차지안 이라고 있죠?”
“차지안이요? 걔를 어떻게 아세요?”
지안은 음악 선생에게 바짝 가까이 다가가서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한다.
“내가 그 차지안 사촌 언니니까. 조심하세요. 우리 지안이 입에서 음악쌤이 괴롭힌다는 소리 나오면, 바~로 대가리 깨러 올 거니까.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음악 선생은 바들바들 떨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안과 혁주는 비웃으며 음악실을 지나 미술실 앞으로 걸어간다.
음악 선생은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지안은 미술실 문에 노크를 한다.
(똑똑)
미술실 안에선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들어오세요~”
지안은 미술실 미닫이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드르륵)
혁주도 지안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 미닫이문을 닫는다.
“아, 안녕하세요. 3학년 미술 담당 선생님 맞으시죠?”
“네~ 근데 누구시죠? 학..부모는 아니신 거 같은데?”
“아, 네. 3학년 7반 차지안 학생 사촌 언니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아~ 안녕하세요~ 어? 지안이가 사촌 언니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아, 그래요? 좀 서운한데...?”
“그러고 보니 지안이 어머님이랑 너무 많이 닮으셨다~ 누가 봐도 지안이 언니, 아니면 사촌이네요.”
“그쵸~ 지안이가 외탁해서~ 혹시 지안이에 대해 얘기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아, 네~ 지안이는 1학년 첫 수업 때부터 미술실 찾아와서 그림 그려도 되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매일 와서 그림 그리고 가더라구요.
중학교 때는 대학 걱정보다는 고등학교 걱정부터 하는데 지안이는 미대 갈 거라고, 저보고 입시까지 책임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와서 입시 준비해라, 그랬죠. 다른 애들은 안 와도 지안이는 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일찍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뚜렷하게 있는 애가 드물거든요. 공부도 열심히 하니까 아마 원하는 미대 갈 거예요~“
“...맞아요...미대 갔을 텐데...”
“네?”
“아...그래서요? 계속해주세요.”
“아, 여튼 너무 예쁜 아이예요. 마음도 예쁘고, 하는 짓도 예쁘고~”
“선생님이 더 예쁘세요~”
“네? 아니에요~ 아마 지안이 친구 중에 지안이 팬 많을걸요?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있으면 주저 없이 도와주고, 거의 해결사예요, 해결사~
겁도 없고, 친구들이 그림 그려달라고 하면 그려주기도 하나 봐요~ 저한테 가져와서 지안이가 그려줬다고 자랑하는 친구가 있을 정도니까요.“
“혹시 그 아이 이름이 김지나인가요?”
“어? 맞아요! 지안이가 얘기 많이 하죠? 둘이 단짝이에요~ 맨날 지안이 옆에 꼭 붙어 다녀서 제가 껌딱지라고 별명도 지어줬어요.
지안이가 여기서 그림 그리고 있으면 지나가 옆에 꼭 앉아 있어요. 그림 그리러 올 때마다 그냥 오라 그래도 항상 커피, 음료, 쿠키 같은 디저트 사 오고,
같이 먹으면서 그림 그리고 그래요~ 근데..오늘 지안이랑 어디 가시나요? 그럼 오늘 그림 그리러 못 오나?“
“아니에요~ 그림 그리러 올 거예요~ 어딜 가더라도 주말에 가면 되니까요~ 전 며칠 있을 거라서요~”
“아, 그러시구나~ 아! 그러고 보니 저희 통성명도 안 했네요~ 민정란 입니다.”
정란은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고 지안은 그 명함을 건네받는다.
“저는 명함이 없어서~ 최유진이구요. 얘는 이란성 쌍둥이 동생입니다.”
동생이라는 말에 지안을 잠시 쳐다보고는 다시 정란을 본다.
“최혁주 입니다.”
“아~ 이란성 쌍둥이~ 오, 남매 쌍둥이 처음 봐요. 신기하다~”
“지안이 고민 얘기는 잘하나요?”
“가끔 그림 그리다가 한숨을 쉴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그림이 잘 안 그려져서 그런가,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다른 고민이 있나 싶어서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면 항상 괜찮다고 해요. 분명히 안 괜찮은 거 같은데, 말하기 싫을 수 있으니까 그냥 기다리는 중이에요~
지안이가 편하게 말해줄 때까지~“
“감사합니다.”
“네? 뭐가요?”
“지안이 마음을 잘 헤아려 주시고, 그림 마음껏 그릴 수 있게 해주시고, 예뻐해 주셔서요. 지안이도 항상 고마워하고 있어요.
아마 졸업하고 나서도 보고 싶어 할 거에요~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 누구냐고 물어보면 민정란 선생님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이고ㅎ~ 이 맛에 선생님 하나 봐요~”
“졸업해도 꼭 다시 뵈러 가라고 할게요.”
그때, 4교시 끝과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수많은 학생이 교실을 나와 급식실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 떨었네요. 저희 이제 가볼게요~”
“그러게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네~ 또 뵙겠습니다~”
지안과 혁주는 미술실을 나와 어린 지안과 약속했던 정좌로 향한다.
<이하이의 한숨 뮤직비디오를 보면 등장인물들 모두 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거나 혹은 가장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숨기기 위해 가면을 쓰고 가까운 이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왔다.
실제로는 괜찮지 않으면서, 아픔과 슬픔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속으로 삭였다.
슬픔을 입 밖으로 꺼내 본 적이 없으니 그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괜찮아’라는 말이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나마 한숨을 내쉬며 괜찮지 않음을 표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미 그들의 속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간 지 오래다.
우리는 누군가는 위로하기 위해, 공감하기 위해, ‘힘내’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하지만 힘드냐고 묻는 대신 ‘나는 언제든지 당신을 안아줄 수 있어’라는 체스쳐를 취해보는 건 어떨까.
이는 상대방이 그어놓은 선을 넘어가지 않으면서 언제든 이쪽으로 와서 쉬어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상대가 먼저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말을 꺼내면 들어주고, 말하지 않으면 묻고 싶어도 참자.
상대는 엉망이 된 자신의 마음속 현장을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말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설령 상대가 말을 꺼내더라도 섣부른 판단과 충고는 금지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라는 말도 있듯이,
그가 모든 말을 마치기 전에 그를 판단해선 안 된다. 우선은 차분히 기다려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진심을 꺼내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지친 그에게 건네는 ‘무슨 일 있어?’라는 한마디 안부 인사뿐이다.>
[이하이 - 한숨]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
정말 수고했어요
[이지영(빅마마) - 깊은 함숨을 만든다]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서늘한 바람 사이로
처량한 풀피리 소리같은 고요함은
마음에 한움큼 담겨진 비애를 말하고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음을 간지럽히네
끝도 보이지도 않는 달달한 인연의 바람
은은한 달빛의 노래같은 애잔함은
마음 틈 자라난 이끼로 그리움 만들고
깊어진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추억을 어지럽히네
시작이 어디였으며 끝은 어디였을까
두서 없는 마음의 갈래는
봄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잠시 눈 돌린 사이 파란 새벽 깊은 한숨을 만든다
……
[벤 - 한숨만]
어둠이 짙게 내리고 어느새 밤은 다시 또 오고
원하지 않아도 다시 해가 뜨듯이
우릴 향한 운명인 걸
좋았던 날을 기억해
우리가 함께 걸었던 이 길
언젠가 서소를 그냥 바라봐 주던
그때 그대로 우리 다시
한숨만 거칠게 한숨만 내쉬던
그런 하루 끝에 그대가 손 내밀던
하얗게 번져가던 하루 끝에서
한숨만 더 내쉬고 나면 그대네요
모든 게 내 탓이라며 하나 둘 내 곁에서 떠나면
어느 것 하나도 바랄 수가 없었던
그 길 끝에서 그대와 나
한숨만 거칠게 한숨만 내쉬던
그런 하루 끝에 그대가 손 내밀면
하얗게 번져가던 하루 끝에서
한숨만 더 내쉬고 나면 그대네요
하루 종일 앞만 보다가
지금 어디에 우린 어디인가요
한숨만 내쉴게요
많은 걸 원하지 않아요
조그만 내 위로가 네게 닿기를 기도해요
[박효신 - 숨]
오늘 하루 쉴 숨이
오늘 하루 쉴 곳이
오늘만큼 이렇게 또 한번 살아가
침대 밑에 놓아둔
지난 밤에 꾼 꿈이
지친 맘을 덮으며
눈을 감는다 괜찮아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양 속에
나홀로 잠들어
다시 오는 아침에
눈을 뜨면 웃고프다
오늘 같은 밤
이대로 머물러도 될 꿈이라면
바랄 수 없는 걸 바라도 된다면
두렵지 않다면 너처럼
오늘 같은 날
마른 줄 알았던 오래된 눈물이 흐르면
잠들지 않은 내 작은 가슴이 숨을 쉰다
끝도 없이 먼 하늘 날아가는 새처럼
뒤돌아 보지 않을래
이 길 너머 어딘가 봄이
힘없이 멈춰있던 세상에 비가 내리고
다시 자라난 오늘 그 하루를 살아
오늘 같은 밤
이대로 머물러도 될 꿈이라면
바랄 수 없는 걸 바라도 된다면
두렵지 않다면 너처럼
오늘 같은 날
마른 줄 알았던 오래된 눈물이 흐르면
잠들지 않는 이 어린 가슴이 숨을 쉰다
고단했던 내 하루가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