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없지만 가치는 있다
"애들 월급 480 찾아와."
털래털래 카드만 들고 농협으로 향한다. 1회 출금 한도가 100만 원이었기에 5번에 나눠 출금을 한다. '어랏? 그러고 보니 가방이 없네.'
두툼한 현금 봉투는 표적이 될 수 있다. 안간힘을 다해 왼쪽 바지 호주머니에 접어 넣는다.
가게에 돌아와 카운터와 객실점검을 하면서도 틈틈이 끄적대거나 읽는다.
"또 뭐 하니?"
남편은 읽거나 쓰는 행위를 이해 못 한다.
"그게 돈이 되냐? 뭐가 되냐? 뭐 하러 쓸데없는 짓을 하냐?"
그런 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다.
"눈앞에 돈만 좇지 마. 소탐대실이여. 다 큰 그림이 있다니까."
말은 이렇게 했지만 글이란 게 팔리지 않으면 노는 행위로 치부되니 참, 씁쓸하다.
계속 쓰고 또 써도 계속 놀고 또 노는 사람처럼 보인다.
나는 외친다.
나의 글은 가격은 없지만 가치는 있다!
반드시 그런 날이 올 테다.
의미 없이 일주일에 1-2만 원씩 로또 사는 것보단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