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관리
"705호에서 머리 감았어요. 오전 10시 30분 한가해서요."
꼬맹이의 근무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손님 오시면 어쩌려고? 카운터에도 뜨거운 물 잘 나와. 샴푸도 있구."
꼬맹이의 대답은 의외였다.
"트리트먼트가 없어서요."
"트리트먼트를 하나 가져다 놓으면 되잖아."
다음날 손님용 트리트먼트가 카운터에 놓여있었다. 나의 말은 개인 샤워용품이 필요하면 사비로 준비하라는 뜻이었는데 회사 비품을 가져다 쓰라는 게 아니었다.
별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매일매일 카운터 화장실(욕실)에서 머리를 감는 것이 아닌가?
미리 출근을 한 것도 아니고, 업종상 손님은 수시로 들이닥치는데 말이다.
결국 업무수첩에 기재했다. 요즘 MZ들은 말보다 문자에 강하다길래.
<근무시간에 머리 감지 말 것_부득이한 경우 제외, 일터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일만 합니다. 회사에서 부당하게 근무시간추가를 요청하지 않습니다. 근무시간에 개인행동을 하는 것은 근무태만, 근무지이탈에 해당됩니다. 또한 회사 복지에 전기, 수도, 샴푸, 바디워시, 트리트먼트 제공은 포함되지 않아요>
사실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해주면 더더더더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컷트를 해줘야 한다.
결론은 쓴소리는 언제나 힘들어.
난 안맞아~ 시키는 건 잘할 수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