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바다 50일을 기록하러 행궁동에 갔다. 미리 밥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고, 짐을 꾸려 가방도 매고 할 수 있는 준비를 다했다.
화창한 날씨, 활기찬 거리, 아름다운 풍경. 바다를 안은 지용의 손을 잡고 걷는데 좋아하는 모든 것이 눈앞에 있으니 웃음이 절로 났다.
사진을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햇빛도 쬐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를 걸었다. 신나는 기분과는 다르게 금방 피곤해졌다. 오전 잠을 설쳐서 둘 다 얼굴도 퉁퉁 부었다. 서로의 얼굴에 피곤이 가득했다.
"얼른 커피 마시자!"
"좋아. 좋아. 거기 갈까?"
데이트할 때 종종 찾던 카페에 갔다. 맛있는 라떼를 만드는 집이라 마음이 설레었다.
"아이스 라떼 한 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직원이 아기띠를 매고 있는 남편을 보고 멋쩍은 듯 말했다.
"아. 혹시 드시고 가시나요? 저희 노키즈존이라서"
생각도 못했다. 노키즈존. '키즈가 아니라 인펀트인데요. 영아예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음료가 만들어지는 동안 잠깐 서서 분위기를 즐기고 하는 수 없이 커피를 포장해 나왔다.
오늘의 교훈은 노키즈존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다녀야 한다는 것. 아무 제약 없이 드나들던 매장 안에 못 들어갈 일이 생겼다. 앉아서 시원하게 마시고 싶은 커피였는데.
우리는 집에 가서 쉬자며 피곤한 걸음을 재촉했다.
행복한 만큼 피곤하다고 생각하니 피곤했는데, 피곤한 만큼 행복한 거라고 생각하니 행복함이 남았다. 기분이 이렇게 다르다.
아, 진짜 아기 엄마가 되었구나 실감 나는 외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