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의 첫 아침

by 이상역

오늘 아침은 노보텔 호텔에서 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낯선 땅에 처음 와서 하룻밤을 자고 나니 피로감도 사라지고 머리가 개운해졌다.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맞이한 첫 아침. 날씨는 흐리고 기온은 약간 쌀쌀하다. 호텔에서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여행 일정을 살펴보고 여행 가방을 미리 챙겨 놓았다.


아침은 노보텔 호텔에서 제공하는 것을 먹었다. 뷔페식인데 이곳은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싱싱하다. 낙농업이 발달해서 그런지 과일이나 우유와 같은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식품의 신선도도 질적인 면에서 한국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아침을 밥이 아닌 과일과 우유와 커피를 마시고 나자 몸이 가뿐해졌다.


오늘의 일정을 움직이기 위해 일행을 따라 관광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앉아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니 어제보다 날씨가 흐리다. 비가 곧 올 것 같다.


가이드가 이곳 날씨는 수시로 바뀌니 먼저 레드우드 나무가 숲을 이룬 곳에 가서 삼림욕이나 하자며 일행을 안내했다.


버스가 레드우드 나무가 우거진 숲에 다다르자 구름에 가렸던 태양이 잠시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건넨다. 버스에서 내려 아름드리 레드우드 나무가 빼곡한 숲 속에 들어섰다.


낙엽이 바닥에 층층이 쌓인 부엽토를 밟자 땅이 푹신푹신하다. 한 삼십 분을 걷고 나자 머리가 맑아졌다.


이곳은 나무가 사시사철 자라서 삼십 년만 성장해도 육십 미터 높이까지 치솟아 오르고 육십 년 자라면 나무 높이가 백여 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일행 중 몇 명이 육십 년 자란 나무의 둥치를 두 팔로 활짝 뻗어 안았는데도 끌어안을 수 없을 정도다. 날씨가 연중 비슷해서 나무가 성장하기에 아주 좋은 기후조건이다.


가이드가 이곳도 겨울은 있는데 겨울이 없다는 이상한 말을 하는데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한국에서 늘 맞이하던 아침과 뉴질랜드에서 맞이하는 아침의 느낌과 감정이 비슷하다.


지구상의 위치만 다를 뿐 감정이나 느낌은 같다. 매일 맞이하는 아침이지만 오늘은 밝은 태양을 만날 수 없다는 마음이 아쉽다. 이곳이 북반구가 아닌 남반구라서 계절과 시차에 따른 온도와 대기의 공기가 한국보다 신선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레드우드 숲에 들어가 삼림욕을 마치고, 가이드가 사슴 녹각 등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상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살펴보는데 살 만한 것이 없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엇이 몸에 좋은 것인지 그리고 효과가 제대로 있는 것인지 믿을 만한 정보가 없다.


그럼에도 물건을 사는 사람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상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오자 가이드가 로토루아 시내에서 좀 떨어진 아그로돔 농장으로 안내했다.


농장에 도착하자 관광객이 단체로 관람할 수 있도록 건물 안에 좌석과 무대를 설치해 놓았다. 그곳에서 뉴질랜드 개척 시대의 양털 깎기, 양몰이, 경매 쇼 등을 관람했다.


낙농업으로 부를 이루고 그 자원을 개발하여 뉴질랜드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터전을 잡아 이룬 삶의 바탕을 관광화해서 가치를 높인다는 생각이 든다.


몇 분 만에 양털을 깎는 시범과 사람이 호루라기를 부는 소리에 맞추어 양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서 경매를 기다린다. 이어서 건물 밖에 나와 직원이 호루라기로 ‘삑-’ 하고 불자 보더콜리가 양을 우리로 몰아넣는 시범을 보여준다.


따지고 보면 이들에게 목축업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다. 단지 우리와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고 눈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특별하고 신기하게 바라보일 뿐이다.


일행과 아그로돔 농장 방문을 마치고 ‘연가’의 전설이 깃든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산 정상에 자리한 ‘아오랑이 파크’ 식당을 찾아갔다.


산 정상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며 점심으로 스테이크인 스카치 필렛을 주문해서 먹었다. 일행과 식사를 마치고 식당 옆 잔디밭에서 영혼의 한순간을 컷에 담기 위해 셔터를 눌렀다.


사진을 찍고 호수를 내려다보는데 호수에서는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연가’의 노래가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듯했다.


마오리어로 뉴질랜드는 ‘아우테어로아’ 즉 ‘길고 흰 구름의 나라’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뉴질랜드를 돌아다니며 마주한 것은 양과 젖소와 사슴이 초원에서 풀을 뜯는 모습이 전부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뉴질랜드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뭉실뭉실 떠 있었다. ‘아우테어로아’란 이름은 오랜 세월 이곳에서 살아온 마오리족의 대지에 대한 언어이다.


다른 무엇보다 ‘아우테어로아’란 단어가 뉴질랜드와 잘 어울리고 상징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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