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박물관

by 이상역

수원에 자리한 사무실 뒤편에는 겉면에 화강암을 두른 건물이 뻘쭘하게 서 있다. 그 건물 1층은 지도박물관이고, 2층은 사무실 직원이 사용하는 대회의실과 세미나실이다.


사무실과 박물관 사이에는 직원과 박물관을 관람하러 오는 사람이 쉴 수 있도록 서너 개의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벤치 주변에는 느티나무, 단풍나무, 향나무 등이 아담한 숲을 이루고 있다.


지도박물관에는 고지도부터 현재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지도와 지도를 제작하는 측량기기 및 지도백일장에서 상을 탄 어린이가 그린 지도를 연중 상설로 전시한다.


사무실 앞뜰에는 푸른 잔디밭이 깔린 운동장이 있고, 운동장과 사무실 사이에는 느티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 교목이 자라서 고즈넉하다.


지도박물관은 주중과 주말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선생님과 부모를 동반해서 수시로 찾아온다. 주중에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선생님과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지리원에서 지도박물관을 세운 목적은 국민에게 지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할을 하고 지도가 왜 중요한가를 생각할 수 있도록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지도의 지(地)는 지구를 의미하고, 도(圖)는 그림이나 모양을 뜻한다. 지도는 말 그대로 지구의 표면을 그린 것이다. 그 위에 위도나 경도, 도로, 산, 하천, 강, 바다, 도시 등의 형태를 표시하고 각각의 형태에 좌표와 축적을 이용하여 그리면 정밀한 지도가 된다.


박물관의 관람은 건물 안과 밖에서 할 수가 있다. 건물 안은 안내소를 기점으로 세계지도 유형, 조선전도, 도별도, 도심도, 지도의 변천사, 군현 지도, 대동여지도, 서양 고지도, 지도 제작 과정과 측량 및 지도 제작기기를 관람하고,


이어서 세계의 지구본, 광복 이후 독도 측량 및 지도 제작, 우리 국토 3D 공간정보 체험, GIS와 생활, 지리원이 하는 일, 지도 퍼즐 및 체험, 국제협력 기념품, 우리 국토 영상정보 순으로 관람하면 된다.


박물관 안에서 관람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와 고산자 김정호 동상 앞에 설치한 측량에 사용하는 각종 원점과 수준점의 모형을 구경하고, 고산자 동상 뒤편에 설치된 대한민국 경위도 기준이 되는 원점을 구경하고 나면 박물관 관람은 끝이 난다.


박물관은 지도와 관련한 것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어 아이와 어른에게도 인기다. 박물관을 관람하려면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소요된다.


사실 지도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 최고의 관심이자 대상이다. 또한 지도는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국민 누구나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국가기본도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매년 혹은 몇 년마다 주기적으로 지도를 생산하여 공공기관이나 국민에게 공급해 주고 있다.


아마도 지도는 지구상에 사람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공생할 것이다. 지도는 문명인 여부나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필요로 한다.


지도는 나뭇가지로 땅에 선을 그어 그리든 종이에 색연필로 그리든 카메라로 사진을 찍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할 수가 있다.


박물관에서는 매년 전국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도 그리기 대회를 실시한다. 그 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은 다음 해까지 박물관에 전시해 놓는다.


어린이가 그린 지도는 정밀한 측량기기를 이용한 정확성보다 크레파스를 이용한 상상력의 그림이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서 어린이가 그린 지도를 바라보면 상상 이상의 재미와 신비로운 경험을 체험한다.


지도(地圖)는 사전적 정의처럼 지구의 표면을 그리는 것이지만 지도를 그리는 방법은 자신의 상상에 따라 그리는 것이다. 자신이 그리는 지도는 정확할 필요도 없고 대충 그려도 그만이다.


지도는 어떻게 다가가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따라서 어린이에게 지도를 그리게 할 때 측량기기나 도구를 이용해서 그리라면 관심과 흥미를 잃어 어렵게 받아들일 것이다.


오늘날 지도는 사람의 일상에 녹아든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지도를 이용하여 생활하게 되었고, 지도라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지도를 이용하며 살아간다.


우리나라에 지도박물관은 지리원이 유일하다. 지도박물관을 개관한 것은 2004년이다. 오늘도 엄마 아빠나 선생님의 손을 잡고 지도박물관을 찾아오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도박물관의 관람료는 무료지만 얻어가는 것은 무료 이상으로 많다. 특히나 봄날이면 사무실 주변에 꽃이 활짝 피면서 박물관 관람뿐만 아니라 봄날의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수원 시내나 사무실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지도박물관을 종종 찾아온다. 그들은 박물관 구경보다 도시락을 싸 들고 와서 아이들과 벤치에 앉아 점심을 즐기기 위해 소풍을 오는 것 같다.


공부는 책상에 앉아 탐구하는 것보다 벤치에 앉아 김밥을 먹으면서 배우는 공부가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온다. 박물관 앞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들은 이야기는 가슴 깊이 묻어두고 성장하면서 학교에서 공부할 때 하나하나 떠올리며 되새길 것이다.


따뜻한 봄날에 갈 곳이 마땅하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싸 들고 지도박물관을 구경하러 올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차도 무료로 주차하고 주차장도 넓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벤치도 많다. 사무실과 박물관 주변에는 아름드리 교목이 숲을 이루어 가족과 나들이 삼아 구경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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