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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에서 인천으로

by 이상역

일본 쓰쿠바시에 소재한 호텔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아침도 거르고 여행 가방을 챙겨 일행과 버스를 타러 정류장까지 터벅터벅 걸어갔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표를 예약하려니 나리타공항에 가는 표가 한 좌석만 남았단다.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버스 타는 것을 포기하고 전철을 타고 나리타공항에 가기로 변경했다.


버스정류장을 빠져나와 전철역에 가서 표를 끊고 전철을 탔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넓은 벌판에 단조로운 형태의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은 우리나라 전철과 갈아타는 시스템이 전혀 다르다. 일본은 전철을 갈아타려면 전철역을 나갔다 다시 표를 끊고 들어가는 방식이다. 일본은 교차하는 전철이 너무 많아 우리나라처럼 전철역 내에서 환승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나리타공항에 가는 전철을 기다리는데 30분 후에 도착할 예정이란다. 일본은 전철 갈아타는 시스템도 다르고 전철을 갈아타는데 5분이나 10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여행 가방을 끌고 전철을 갈아타니 일본사람이 다 된 것 같다. 일행과 전철역에서 30분 기다리자 드디어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전철이 도착했다.


전철을 타고 이십 분 정도 가자 나리타 공항역이다. 일행과 공항역에서 내려 비행기 출발 시간을 헤아려보니 여유가 있어 여객 3 터미널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일본의 나리타공항은 규모가 커서 여객터미널만 3개다. 여객 3 터미널까지 걸어가서 제주항공을 찾아서 항공권을 발급받고 여행 가방을 부쳤다.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서 공항에 오느냐고 아침 먹을 시간이 없었다. 공항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일행과 근처 상점에 들어가 가족과 직원에게 줄 선물을 샀다.


선물을 사서 가방에 넣고 곧바로 보안 검색과 출국 심사를 받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은 면세점에 볼일이 있어 들어가고 나는 볼일이 없어 비행기를 타는 게이트 앞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시간이 되자 승무원이 비행기 표를 확인하고 탑승을 시켰다. 일행과 기내 좌석에 앉아 기다리는데 출발시간 20분 전에 활주로에 나가서 이륙을 준비했다.


비행기는 11시 35분에 나리타 공항의 활주로를 이륙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기체가 안정되자 승무원이 다가와서 인천공항 입국에 필요한 세관신고서를 나누어 주었다.


세관신고서를 작성하고 기내에 앉아 책도 보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비행기 기내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원의 정겨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공적인 업무로 3박 4일간 일본을 갔다 왔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를 받고 여행 가방을 찾아 세관 신고를 끝내고 인천공항을 빠져나왔다.


공항에서 일행과 헤어져 공항리무진 버스를 타러 갔다. 그런데 며칠 전에 타고 온 버스를 다시 만났다. 그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에는 일본에서 보낸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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