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찬가

by 이상역

직장이 세종으로 내려오자 피부에 와닿는 세월이 빠르게만 흘러간다. 과천서 지낼 때는 집과 직장만 오고 가다 세종에 내려오자 생활의 범위가 다양하고 넓어졌다.


이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청춘합창단이 부른 노래가 생각난다. 가수 김태원이 작사하고 작곡한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란 노래다.


이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에 묵직하게 와닿는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독창보다 합창으로 노래를 들으면 가슴을 더욱 아리게 한다. 합창단의 목소리에는 아련한 울림과 세월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다.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 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 피어있네


(중략)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김태원 작사/작곡)


가수 김태원은 부모님에게 지금껏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이 곡을 작사했다고 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다다르고 싶은 곳은 저 멀리 펼쳐진 수평선의 끝자락이다. 그 수평선 끝자락에는 그동안 꿈꾸어 왔던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서다.


수평선의 끝자락은 다가갈수록 다시 아득하게 멀어진다. 그만큼 삶이란 수평선은 쉽게 도달할 수 없고 끝이 없는 길이다.


비록 삶의 수평선은 도달할 수 없지만, 순간순간 가족과 부모님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눈앞에서 계절이 바람에 실려 소리 없이 떠내려가고 새싹이 자란 곳에서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면서 계절이 바뀐다. 시간은 빨리 가라고 외치면 외칠수록 더디게만 흘러가고 반대로 돌아오라고 외칠수록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노랫말에는 삶의 깊은 의미가 들어있다. 그 노래를 가슴으로 듣다 보면 삶의 진정한 의미와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라는 생각의 톱만 높아간다.


세종에 내려와 봄을 맞이한 지도 그럭저럭 몇 해가 되어간다. 비록 횟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과천에서 맞이하던 봄과 세종에서 맞이하는 봄은 차이가 뚜렷하다.


과천에서는 봄이 와도 제대로 느끼지를 못했는데 세종에 내려와서 산과 들녘에 핀 꽃을 바라볼 때면 세월이 지나가고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가고 지난주에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세월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거친 파도에 휩쓸려 뭉텅뭉텅 떠밀려 가는 느낌이다.


세종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란 시간 속에 은근슬쩍 묻어 떠내려가는 것만 같다. 그 시간 속에 ‘사랑이란 이름을 더하여’란 노래를 흥얼거리니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가는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똑같이 다가온다. 단지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간을 어떻게 맞이하고 즐기는가에 따라 세월의 마디만 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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