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 지내는 게 어떻겠니?
오늘 저녁엔 엄마 kt 달달할인으로 받은 롯데시네마 영화를 혼자 보러 갔다. 아카데미 2관왕 받았다고 하고, 집 앞 영화관에도 상영 중이라 안 볼 이유가 없었다. 예매 시 몇 좌석이 예매되어 있어서 누군가 들어오려나 기대했지만, 영화 시작 전 광고 10분 내내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넓은 영화관에 나 혼자 덩그러니 있으니 조금 무서워지려고 했다.
영화관을 전세 낼 줄이야!
심지어 그 층에 직원분이 한 명도 없는 자율입장이라 더 오싹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멕시코 갱단보스의 좌충우돌 여자되기라고 할 수 있다. 그걸 조 샐다나가 옆에서 살뜰히 보조하는데… 그 와중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해프닝이 있다. 생각보다 여자가 되고, 에밀리아 페레즈 여사로 살아가는 게 자연스러워서 놀랬다. 스페인어 중 그라시아스 하나 아는 나로선 자막 보고 그러려니 했다.
뮤지컬 형식인데, 어색한 점도 있어서 웃기기도 했지만… 괜찮았다. 모든 걸 등지고 새로 시작하는 거야!라고 외친 에밀리아 여사처럼 나도 새로이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선남-전설의 포켓몬-게이 의심-은 어제 내가 다섯 시 반에 보낸 카톡에 23시간이 지나 답장이 왔다.
어쩌고 저쩌고(기억 안 남), 집에 있음 무료하지 않냐고 라는 내용으로.
기분이 살짝 나빠진 나는, 아니! 나 11일 퇴사라고! 더 놀고 싶은데 생각지도 않게 네가 껴들어서 면접도 빨리 보는 거라고!!라고 속으로 외쳤다. 그리고 짧게 답했다. “면접이 또 있어서요.“
4시간, 5시간이 지나도 영화 끝날 때까지 주구장창 답이 없어서, 이제는 포켓몬 잡기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그래, 이상해 씨를 닮은 선남이여! 행복하소서.
그런데 선남은 평일에 날 보러 온단다. 뭐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선남의 심리상태…
그 와중에 우리 집-이사 도와준 적 있음-으로 온단다;;; 나한테 그만 만나자고 하려고 오나? 근데 그럴 사이도 아닌데… 그냥 정리하면 되지.
대체… 이 사람의 심리를 나는 모르겠다. 나 이제 안 보는 거 아니었어? 울 엄마 왈 고양이가 벌레한테 장난치는 거처럼 너한테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너무 기분이 나쁘다는데…
전설의 포켓몬은 정말 희한한 행동을 한다. 난 선남의 마음을 전혀 모르겠다. 진짜 위장게이인 건지… 어쩐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친구… 친구라기엔 좀 안 친한 관계라고 생각하자.
한번 다녀온 나도 널 못 잡겠으니 맘대로 살렴 ㅎㅎㅎ
프사 바꿨는데… 프사보고 만나자고 한 걸까??;;; 면접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