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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남매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04화
수박의 계절이 왔어요~
수박껍데기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by
우아옹
Apr 7. 2023
"엄마, 엄마! 수박이~ 수박이~"
학원 끝나고 나오는 길에 과일집 앞에서 막둥이가 다급히 소리쳤다.
수박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막둥이의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두 손은 이미 사랑스럽게 수박을 어루만지고 있다.
"벌써 우리 수박보이의 계절이 왔구나!"
수박을 사랑스럽게 먹는 막둥이를 생각하며 한통 사가야겠다 싶어 수박을 들며 물었다.
"얼마예요?"
"오만 원이요~"
귀를 의심했다.
달고 어쩌고 하는 말이 들렸지만 내 결론은 '저걸 가지고 가면 바로 순삭 할 텐데 저가격을 주고 사기엔 비싸다'였다.
"아들아, 미안하다, 아직 수박의 계절이 아닌가 보다."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감자튀김으로 꼬셔서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띵동!
"와~수박이다!"
조카가 먹고 싶다 해서 샀는데 다 같이 먹으면 좋을 거 같아 가져왔다는 올케.
이만오천 원에 득템 했다며 오만 원 주고 어찌 사냐며 서로 웃었다.
덕분에 오 남매는 신이 나게 수박파티를 했다.
수박 하나에도 깔깔거리는 오 남매는 일주일에 거의 3일은 만나고 있다.
만날 때마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화가 남에도 불구하고 매일 보고 싶어 한다.
참 신기한 아이들이다.
오늘도 역시 다음날 먹게 조금만 남겨달라는 막둥이의 부탁에 오 남매의 의견이 달라 소동이 있었지만
아주
작은
덩어리를 확보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수박을 찾는 둥이들
그 작은 덩어리를 나눠주고 잠깐 뒤돌아선 사이 딸내미의 비명 같은 외침이 들렸다.
"하나 둘 셋 하면 같이 먹기로 해놓고 혼자 다 먹어버렸어! 으앙~"
머리를 긁적이는 수박보이와 그 옆에서 목놓아 우는 딸내미
결국 운동 간 아빠가 수박을 다시 사 오기로 하고 마무리가 되었다.
아빠 언제 오냐며 마지막 남은 껍데기까지 다 먹을 기세다.
수박 2통으로는 부족했는지 막둥이가 제안을 했다.
"엄마, 수박씨를 심으면 수박이 날까?"
"글쎄~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잠시 후 갤럭시탭을 들고 온 막둥이는 먹던 수박씨로 집에서 수박을 키운 어느 유튜브의 이야기를 보여줬다.
실제로 3달이 되지 않아 수박이 자라나고 심지어 맛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 집엔 살려달라고 구원을 요청하는 화분들이 많아서 바로 실행에 옮길 수가 있다.
그중에서도 삼 남매와 신랑이 나에게 선물해 준
꽃화분이
당첨되었다.
막 키워도 물만 주면 산다더니 영양제를 줘도 시들시들해진 꽃화분.
우선
꽃을 뽑고 흙을 고르게 다시 한 후 막둥이와 수박씨 7개를 조심조심 놓았다.
흙을 다시 덮고 물을 주고 야무지게 영양제도 꽂아주는 막둥이.
햇빛을 많이 봐야 하니 안방 베란다에 놓자는 내 제안에 안방은 엄마가 키우게 되니 놀이방 피아노 위에 놓고 자기가 매일 보겠다는 막둥이.
그러면서 정곡을 찔렀다.
"엄마보단 내가 키우는 게 낫지!"
나로 말할 거 같으면 살아있는 식물도 한 달이면 시들시들하게 만드는 스킬을 가진 자로 이 수박씨가 과연 수박이 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었지만
,
화분에 이름까지 만들어 떡하니 붙인 막둥이가 있으니 도전해 보기로 한다.
올해도 수박껍데기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며칠 전만 해도 싹이 나올 기미가 없었는데 오늘 보니 딱!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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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엄마
Brunch Book
삼 남매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02
삼남매 저금통 지분 분할 사건
03
학교가 재미있어지는 방법
04
수박의 계절이 왔어요~
05
이것은 떡볶이인가? 깨볶이인가!
06
겨울방학과 함께 오픈한 라면가게
삼 남매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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