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더운 오늘,
해는 창백하게 웃으며
아스팔트를 태운다.
나는 장을 보고 돌아와
무우를 하얗게 썰고
양배추를 결대로 쪼갠다.
소금을 뿌리고,
시간이 절여내는 달큰한 기다림 속에
부엌에 작은 바다가 출렁인다.
그 사이
나는 글을 쓴다.
무우가 물을 내고,
양배추가 숨을 죽이는 동안
단어도 조용히 발효되어
마음 한 귀퉁이에서
시가 된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땀을 흘리고,
내일을 조금 더 맛있게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