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의 시

by 남킹

무척 더운 오늘,

해는 창백하게 웃으며

아스팔트를 태운다.

나는 장을 보고 돌아와

무우를 하얗게 썰고

양배추를 결대로 쪼갠다.

소금을 뿌리고,

시간이 절여내는 달큰한 기다림 속에

부엌에 작은 바다가 출렁인다.

그 사이

나는 글을 쓴다.

무우가 물을 내고,

양배추가 숨을 죽이는 동안

단어도 조용히 발효되어

마음 한 귀퉁이에서

시가 된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땀을 흘리고,

내일을 조금 더 맛있게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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