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 줍줍 청약이 떴다고 해서 가족을 총동원하여 신청을 완료했다. 원래의 신청 기간은 하루였는데 신청자가 너무 많아 서버가 터지는 바람에 이틀로 연장. 나는 둘째 날에 신청했으니 감지덕지의 마음이었다. 서버가 터질 정도로 접속이 어려운 첫째 날에 신청한 사람들은 하루가 연장되어 버려 억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괜스레 죄송한 마음.
당첨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온다고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의 결과까지는 모르고, 오직 나의 결과만 아는 것이다. 나는 당첨되지 않는다. ?
그 이유는 바로 내 안의 김치 때문. ?
김칫국 필패 법칙 : 설레발을 치면 그러한 상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
그런데 이게 진짜 맞다! 너무 억지스럽나?
그래도 그냥, 맞다!
기대가 된다? -> (무조건) 낙첨
기대가 안된다? -> 당첨
청약을 쓰고 기대가 되면 떨어지는 거니까 기대를 안 하기 위해서 하루종일 애를 썼다.
경쟁률이 30만이 넘는다는데 내가 되겠어?
-> 될지도 몰라. 로또보다는 확률이 높댔어.
기대하면 안 되는 거 몰라? 잊고 있어. 어차피 안될 거야
-> 이미 이러한 생각으로 머릿속은 과부하. 절대 잊을 수 없음.
내가 나랑 수십 년을 살아보니, 기대는 컨트롤의 영역이 아닌 것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번 노력해 보지만 언제나 기대는 제어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어쩔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자 만만해 보이는 '마음'이 눈에 띄었다. 이 녀석을 바꾸는 것으로.
꼭 청약 당첨만이 행운이 아닐지도 몰라. 오늘의 내 마음은 기대 덕분에 행복해. 낙첨되더라도 부풀었던 마음이 있으니까, 그걸로도 한동안 방긋거리니까, 기대는 그 자체로 선물인가 봐.
어느샌가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래도... 청약 당첨되면 좋겠다. (점점 낙첨될게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