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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름 Feb 28. 2023

다이어트를 그만하겠어요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억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중학교 2학년 때 즈음이겠어요.

그때 친구한테 자주 했던 말이 있거든요.


"나 몇 kg으로 보여?"

그때 저는 49kg이었는데 47kg으로 보인다고 하면 그 말이 그렇게 듣기 좋았어요.

그 친구는 참 귀찮았을 텐데도 늘 대답을 잘해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귀찮았을까 싶고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하지만 그때의 저는 다이어트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했답니다.


저희 집은 말라깽이 가족이에요. 엄마도 날씬, 아빠도 날씬, 오빠도 날씬.

저는 얼굴이 동그랗고 젖살이 많아서 귀여운 얼굴이었어요.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귀여웠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저는 그런 제 모습을 혐오했답니다.

"돼지 같잖아 나. 우리 집의 별종이야."


할머니 댁에 가면 형제를 앞에 두고 어른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지요?

맞춰보세요. 뭐게요?


정답은, "동생이 오빠 먹을 거 다 뺏어먹었나 보네."

성인이 안된 아이들에게 술과 담배만 금지할게 아닙니다. 일체의 평가를 금지해야 해요.

얼굴을 평가하고, 몸매를 평가하는 건 어른들끼리만 해도 충분한 위험한 행동입니다. 

사실 어른들도 상처를 받지요. 

어른이 된 제가 지금까지 얼평, 몸평에 상처를 받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중학교 때 과자 다이어트를 한 것이에요.

하루 종일 과자만 먹으면 살을 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나 봐요. 대체 어디서 들었을까요?

친구들도 기억하더라고요.

"너 그때 과자 다이어트 한 게 진짜 웃겼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니?" 하면서요.

그렇게 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식이장애를 가지게 된 적도 있어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날 잡고! 풀썩 앉아서 해드릴게요. 

To Be Continued!


아무튼간에, 2년의 시간 동안 식이장애를 고치게 된 저는 문득 다시 다이어트가 하고 싶어 졌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kg만 빼고 싶었어요.

어쩜 늘 5kg이 빼고 싶은 걸까요?

5kg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건 바로 간식을 끊어야 했습니다.

저는 간식을 너무 좋아해요. 초콜릿, 스콘, 쿠키, 팥떡, 치즈케이크!

리스트를 보면 딱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살 많~이 찌겠다. 저것만 안 먹어도 5kg은 빠지겠다!

네 저도 압니다. 제가 제일 잘 알지요.

그래도 다행인 건, 전처럼 먹고 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먹고 싶을 뿐이에요.

그리고 끊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식이장애를 가지고 있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식이장애에 대한 강연을 듣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의 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제가 간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영양불균형' 때문이라는 것이에요.

신체에서는 특정 영양분이 불균형하면, 예를 들어 단백질이 불균형하다면 그냥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합니다. 

단백질이 부족해! 가 아니라 배고파! 인 것이에요.

그래서 과자를 아무리 먹어도 단백질이 채워지지 않으면 더더욱 배가 고픈 것이었어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당연하게도 영양의 균형을 채워주기!


그래서 저는 오늘부터 일정시간에 식사를 하는 일정식 챌린지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아침:8시

점심:12시

저녁:6시

+) 각 식사에 단백질 최소 10g 이상 채워주기. 혹시 채우지 못했다면 다음 식사에라도 더 채워주기

+) 간식은 하루에 한 번 100kcal 이내로 먹기. 

+) 간식이 더 먹고 싶다면, 그전 식사에 영양이 부족했던 것이므로 다음 식사를 더 배부르고 알차게 먹어주기


이 방법으로 저는 간식을 끊을 수 있을까요?

제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습니다.

'친구와 카페 가서 디저트 시켰는데 물려서 남기기!'

과연 제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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