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vs 잉어빵

by 초름

붕어빵이랑 잉어빵은 같습니다. (워워, 일단 한 번 들어보세요.)

다를 게 없어요.

그저 사장님의 레시피 지향성 같달까요?

탕수육을 주문했을 때 소스를 부어서 주는 가게와 소스를 따로 주는 가게만 봐도 그렇습니다.

부먹하는 '탕수육', 찍먹하는 '탕수육'. 모두 탕수육입니다.


붕어빵과 잉어빵이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약 20년 전쯤에 붕어빵에서 잉어빵으로 전면개편되는 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중 한 명과 열띤 토론을 했어요.

붕어빵은 빵피가 더 건조한 델리만쥬 같고, 붕어의 꼬리가 촥! 올라가 있고, 팥이 아주 조금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틀 모양이 다르고 빵피가 기름진 잉어빵이 나타나더니 지금의 2023년 세상에는 황금잉어빵이 세상을 정복했다고 해요.


건의 한 번 하겠습니다.

첫째로 꼬리가 올라가고 아니고는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가 아닙니다.

붕어빵 틀은 정확히 붕어의 모습을 구현한 것이 아니고, 잉어빵 또한 잉어를 구현한 것이 아니지요.

그저 임의의 물고기가 헤엄을 치는 모습을 얼마나 더 동적으로 표현했는지의 차이입니다. 그렇다면 붕어빵과 잉어빵 모두 물고기의 한 형태입니다. 싱크로율 측면에서 우수한 빵이 없어요.


둘째, '정도'로는 빵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빵피가 기름진 '정도', 팥이 들어간 '정도' 말이에요.

기름을 얼마나 넣는지는 말 그래도 사장님의 마음입니다.

그저 며느리에게도 안 알려주는 사장님의 특급 레시피 랄까요.

기름을 10g 넣으면 붕어빵이고 11g 넣으면 잉어빵인 건가요?

그렇게 치면 통팥을 넣은 붕어빵, 슈크림을 넣은 잉어빵은 또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요?

아마 물고기 종류 모두를 활용해도 붕어빵을 나눌 수 없을 것이에요.


그런데 제 신념이 흔들린 예시가 떠올랐습니다.

그건 바로 양념치킨 vs 닭강정이에요.


양념치킨과 닭강정은... 예... 제가 떠올린 예시임에도 설명하기가 꺼림칙합니다.

이 예시는 제게 정말 불리하거든요.


말 그대로 달달한 고추장양념을 쓰면서, 치킨을 튀긴 형태이지요.

하지만 저는 양념치킨과 닭강정을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양념치킨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살짝 주황빛이 도는 빨간 양념과, 흠뻑 하게 버무려져서 부드러운 튀김..

닭강정은 적색에 가까운 찐한 양념, 양념이 묻어있어도 뱌쟉한 식감, 위에 뿌리는 땅콩가루, 식혀서 먹으면 더 맛있는...


에라이.

저는 이제 닭강정과 양념치킨도 구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추장 양념을 바른 닭튀김은 모두 양념강정치킨이에요!


아무튼 고집불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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