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름 Jan 01. 2023

나만 싫어하는 음식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데 나만 싫어하는 것 같은 음식이 있나요?


저는 두 개 있습니다.

바로 짜장면과 만두!


글을 읽기 전에 짜장면과 만두에 진심인 독자들은 심장을 잘 부여잡기를 바라며, 지극히 개인적이고 직설적인 의견에 유감을 표합니다. 하지만 참을 수 없이 언쟁하고 싶은 주제이기 때문에 큰맘 먹고 이야기를 시작해요. 생긴 건 둘 다 윤기 나고 맛있게 생겼으면서 막상 먹으면 정말 안타까운 맛인걸요.


자자, 진정하시고 차근차근 제가 왜 싫어할 수밖에 없는지 열거하도록 할게요.


우선 짜장면은 너무 까맣습니다. 뭔가 악마의 음식 같달까요? 보기만 해도 검은 기름의 맛이 느껴집니다. 콧 속으로 고기와 춘장과 양파의 조합으로부터 이상한 향이 폴폴 들어오고요. 한 입 먹으면 고기는 뭔가 질겅거리고 양파는 물렁물렁한 게 누가 씹다가 뱉어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정말 귀엽게 생겼지만 맛없는 연두색 콩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많이 사라졌다니 더 이상 비난하지는 않겠어요. 사실 짜장면 비비는 소리는 너무 좋아서 친구가 짜장면을 시키고 제가 짬뽕을 시키면 짜장면 비빌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답니다.


다음으로 만두. 사실 얘가 더 문제예요. 후추랑 고기가 섞여서 퀴퀴한 향. 중간에 박혀있어서 뭔가 잘근잘근 씹히는 부추의 요상한 느낌! 당면은 왜 넣는 거죠? 차라리 아무것도 없고 당면만 있으면 김말이 같고 맛있을 텐데. 아니면 고기만 넣든지요! 조합이 이상하지 않은가요?


지금부터 내가 만약 놀이를 시작하겠습니다. 내가 만약 짜장면을 발명한 사람이었다면 이 세상에 짜장면은 없었을 것이에요. 춘장을 간장으로 바꿔버렸을 텐데. 이름은 간장면으로 하는 게 좋겠어요. 내가 만두를 발명한다면 만두 속 안에 계란이랑 햄이랑 치즈를 넣어서 만들었을 거예요. 한입 딱 베어 물면 치즈가 주욱 늘어나게 재료를 듬뿍 담아서! 훨씬 더 부드럽고 맛있을걸요?

이전 06화 내가 유튜브 해서 이 바닥 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