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7. 03.
달, 너를 언제부터 왜 좋아하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냥 널 바라보는 것이 좋더라. 때로는 빵빵한 보름달로, 때로는 반달로, 때로는 더 얇은 그믐달 또는 초승달로 너의 모습을 다채롭게 바꾸는 면이 좋은 걸까. 아니면 밤에만 나오지 않고 어떤 날은 해가 다 지기 전에도 미리 파란 하늘에 하얗게 나오기도 하는 너의 즉흥적인 모습이 좋은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까만 밤하늘에 노랗게 또는 하얗게 너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빛이라서 좋은 걸까.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 홀린 듯이 좋아하는 달을 직접 찍어본다. 동그란 달을 더 크게 담아볼까 싶지만, 화질이 깨져서 누가 봐도 확대한 것 같은 사진은 또 싫어서 크게 담지를 못 한다. 아직도 미숙한 핸드폰의 기능을 요리조리 굴려보며 달을 더 또렷하게, 밝게 담아내려 애쓴다.
하늘을 올려다봤다가 좋아하는 달의 모습이 있으면 늘 멈춰 서게 된다. 우두커니 서서는 원하는 모습이 담길 때까지 찍고 또 찍다가, 결국은 적당한 결과물과 타협하고서야 걸음을 옮긴다. 언제쯤 다시 꺼내볼만큼 완벽한 너의 모습을 담을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달에 몽환적인 느낌을 투영하고 있어서, 그 느낌이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내 상상이기에 나는 계속 찍고 또 찍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