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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흔들림

by 미뚜리 Mar 15. 2025

일요일 아침,

주은이 와  난 혼자 계실 친정 아빠께 가기 위해

장애인 콜을 불러 집으로 다.

요양원에 계시던 친정엄마도 진작에 외출 와 계셨다.

일주일 만에 만나는 건데도 너무나 반가웠다.

무엇보다 엄마가 딸을 알아보시 듯싶어

그냥 덩달아 기분도 좋았다.

그리고 둘째 오빠도 이미 와있었고,

아빠와 같이 계셨다.

그런 둘째 오빠는 우리 모녀에게 점심도 차려주었다.

둘째 오빠는 말했다.


"아빠가 전번주 목요일 그만 쓰러졌었어.

병원에서 열이 나면 응급실 오라고 했었는데

그때 때마침 재가센터장님이

집에 방문하신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래서 병원에 같이 다녀오셨대.

또다시 큰일 날 뻔했지 뭐야?

다른 형제들도 사실 아직 몰라."

"그래요."

"모두가 바쁘고 일을 하니

병원을 갈이 갈 수가 없었거든.

그래도 어떻게 센터장님 덕에

정말 잘 된 것 같아 고맙기도 하고

이젠 마음이 안 놓여 금요일은 집에 와서 자야겠어.

어제도 난 그랬거든......"

"그러게요. 오빠가 너무 힘들겠어요."


그런 난

설거지라도 도와주려고 손을 뻗자

오빠는 괜찮다며 하지 말라고 다.

그런 우리 둘째 오빠가 있어 난 든든하다.

어려서도 사실 둘째 오빠는

딸처럼 부모님을 많이 도와주는 입장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엄마가 인삼 밭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가

늦게 집에 돌아오게 되면

오빠는 밥을 해놓고 아궁이에 불을 피우곤 했지.

엄마의 피곤함을 알고.

그래서 엄마도 좋아하셨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오후 두시가 넘자

아빠는 엄마가 곧 요양원으로 돌아가신다는 생각에

아쉬워하시는 게 느껴진다.

우리가 집에서 나오게 되면서

오빠도 엄마를 요양원에 모셔다 드리고

주은이나를 집에 데리다 주었다.

그렇게 엄마 아빠를 보고와 좋은데

혼자 계셔야 하는 아빠가 허전해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생각이 참 어지러운 그런 하루다.

한동안 또 둘째 오빠는 시달리겠구나!

훌쩍이는 아빠를 달래야 하니 말이지.

지나고 보니 이런 일이 생기려고

꿈자리도 그렇게 뒤숭숭했나 보다.

건강하셔야 할 텐데.

아빠가 자꾸 어지러워하셔서 걱정이네.

그나마 다행인 건 집 근처에 노인복지관이 있는데

수시로 들여다 봐 주시고

말벗이 되어  주시기도 하나보다.

독거노인이 늘어나게 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의 관심.

집에 돌아온 나는 아빠께 전화를 해본다.


"저녁 드셨어요?"

"응~너도 잘 갔어?"

"그럼요.

돌아오는 수요일 저녁에

같이  먹으러 집에 주은이랑 갈게요.

뭐 드시고 싶은 것 생각해 두세요."

"응 알았어."


우린 그렇게 전화를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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