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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Nov 08. 2023

겨울 채비는 고구마를 박스째 쟁이기부터


코 끝을 찬바람이 때리고 는 계 오면

무의식적으로 먹거리를 박스째 사곤 한다.


그중 매년 질리지 않 쟁이는 것이 있으니

고구마가 그렇다.


주황빛 대봉은 각적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말랑해지는 속도가 제. 손 끝 촉각을 발휘, 익어 가는 순서대로 하나씩 빼먹는 재미가 있다.


고구마는. 그냥 좋다. 

어쩌면 이유가 너무 많아 그냥 좋다가 돼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목구멍이 꽉 막히는 밤고구마보다는 달달, 쫜득 호박 고구마를

훨씬 한다.





얼마 전 인의 고구마 판매 소식이 톡방에 올라왔다.

우연히 맛보고 홀딱 반한 맛.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기간과 딱 맞물려 배달된, 한숨부터 나왔지만, 박스를 이고 지고  9층까지 랐던, 그 수고로움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던 맛이었다.


가족 주말 농장표 고구마라 수확양이 그리 많지는 않다. 가족들 먹을 것을 제외, 소량만 판매한다. 자칫 늑장을 부렸다가는 맛볼 기회를 놓칠  있다. 은근 몸값 자랑하는 녀석이다.


매일같이 고구마 먹는 상상을 했던 것이 하늘도 감동시킨 걸까. 올해는 1등으로 줄 서기에 성공. 도착 그날만을 손가락 쪽쪽 빨며 기다렸다.


년의 기다림. 

맛있는 것이 박스째 눈앞에 놓였. 궁금해할 지인에게  구마 무사 도착 소식을 전하려던  찰나. 박스 한쪽 귀퉁이...


빨간 하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게 얼마 만에 받아보는 하트냐며. 브레터를 받은 것 마냥 호들갑을 떨었다. 기분은 고구마를 기도 전에 두둥실 이었다.


러브레터 뺨치는 하트 하트~



그 와중에 지인은 내준 사진을 보고는 시무룩했다. 고구마 껍질이 많이도 벗겨져 갔다면서.


먼 거리를 이동해 왔으니 어쩌면  일이었다.

껍질 뭣이 중한디! 맛만 음 됐지! 사실 내 눈엔 상처 따윈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재빨리 입에 쳐... 넣을 생각뿐.


요즘 우리 집은 매일매일이 고구.

요똥이도 맛있게 할 수 있는 찌기와 튀기기~


첫날은 가뿐히 고구마를 쪄냈고,

둘째 날은 중딩 아들 간식으로 고구마 스틱을 튀겨냈다.

오늘은 집안이 온통 고구마 냄새다. 

에어프라이어에서 고구마 익어가는 냄새에 코가 격하게 벌름댄다. 여기서 이만.  후딱 마무리 짓고, 군고구마나 쫩쫩 먹어줘야겠다.






세상 맛있는거~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투척하고 간다.


누가 뭐래도 겨울 채비는

고구마를 박스째 쟁이는 것이 옳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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