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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Jun 28. 2023

님아, 제발 얹지 말아 줘요.


님아, 제발 얹지 말아 줘요



작은 끄덕임으

순식간 들어왔지


당황한  말도 못 했지

굼뜬 내 행동만 자책했지


 아프단 말에 가슴 철렁했지

하루, 이틀  날짜만


아픔 그대로 스민 걸까

온몸이 존재를 드러내며 반응했지


일상이 틀어졌지

머리가 멍했지


방에서 한 걸음 나오질 못했지


이게 다...



님아, 제발 그것만은 얹지 말아 줘요









얼마 전 놀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지인이 제 라면을 탐했어요.

전 흔쾌히 같이 먹자고 했고요.

그런데 라면이 식탁에 올려지자마자

그녀의 숟가락이 초스피드로 돌진했습니다. 


제가 따로 덜어주기도 전에 말이죠.


그날 밤. 그녀는 고열에 시달렸고

아침 일찍이 숙소를 떠났습니다.


그러고는 코로나라는 소식을 전했죠.


설마? 나도? 몇 날며칠 몸을 사리며 맘을 졸였어요.

아니나 다를까 저도 근 일주일을 누워만 있었습니다.


숟가락을 입으로 쭉~ 빨아 라면국물로 풍덩풍덩 한 

그날 그녀가 미워 끄적여보았습니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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