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계속 욕이 나왔다
인터프로 프린트에 직접 가제본을 찾으러 왔다.
자기 책을 찾아서 출고하는 형식이었다. 가나다 순으로 되어있었는데 책 제목으로 찾는 건지 작가 이름으로 찾는 건지 몰라 한참을 뒤적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초록색 용문소로일기 두 권을 발견했다(종이 재질과 그램을 다르게 두 권을 맡겼다).
나는 사실 욕을 하지 않는데 속으로 욕한 적이 두 번 있다. 첫 번째는 첫째를 낳을 때. 자연 출산을 했는데,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이 고통이 줄어들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을 때였고, 두 번째는 가제본을 찾을 때였다.
'와, 씨X.'
비닐 안에 들은 가제본을 볼 때마다 약간 젖은 눈시울과 벅찬 가슴을 안고 속으로 계속 외쳤다.
'씨X!씨X!씨X!'
하필 욕이 왜 나왔는지 나중에 생각을 해봤는데, 첫째 낳을 때와 함께 추리해 보면 답은 이것이다.
'내가 생각지 못한 상황과 감정을 맞닥뜨렸을 때.'
그때 난 내 글과 그림이 책이 된 걸 처음 보았다.
가제본을 찾고 나와 걷는데, 마치 신생아를 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너무 신기하고 예쁜데 어찌할 줄을 모르겠는. 카페에 앉아서 표지만 오래 들여다봤다.
-230908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