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우리는 건강행복사랑
02화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는 매력적이다
2. 그 떨림 잊지 않을게요.
by
방배동 사모님
Jan 30. 2023
그와의 첫 데이트다
종로 내겐 낯선 곳
내 생활권이 아닌 그곳에서 처음 본 영화
처음 같이 먹는 저녁
(생각해 보
니 내 인생에서 대부분을 그와 처음 함께했다)
그날 우리는
돈까스를 먹었는데
사실 맛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는 정말
돈까스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모 먹을까? 물어보면
돈까스. 피자 라고 하니 정말 초등학생 입맛이다.
못 말
려 정말
그날 강의 중간에 나와서 왜 복도에서
내게 연락처를 물어봤는지 궁금했다.
그동안 물어보지 않았거든
항상 맨 앞자리에 혼자 앉아서
무슨 강의를 그렇게 열심히 듣는지
교수님 강의 듣는 내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고
그리고 다리가 예뻤다고 했다.
(이 남자 강의는 안 듣고 내 뒷모습만 봤나 보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라떼시절
면바지에 남방이 참 유행이었다
(세상 반듯한 학생의 모습)
나는 반바지나 치마에 남방 또는 카라티를 주로 입고 다녔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후후
그는 지금도 내게 가끔 끄덕녀라고 한다.
얼마 전에
도 둘이 강의를 같이 들었는데
내가
두 시간 내내 끄덕끄덕했다고 한다.
막상 나는 전혀 몰랐다.
주어진
두 시간의 강의를 열심히 집중해서 들었을 뿐이었다. 그가 내게 물어본다. 다 이해해?
해맑게 웃으며 내 대답은 아니^^ 오빠
누군가의 강의를 듣거나
사람들과 얘기할 때
눈을
마주 보고 공감하는 게 대화의 예의고
둘의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지금도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이렇게 온라인 시대에도 여전히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좋아하는 옛날 사람이다.
비대면보다는
대면을 좋아하는 사람.
하나의 일을
할 때는 그 하나만 해야 하는
멀티가 안 되는 사람
바로 나다.
첫 데이트 내내 나를 보는 그의 눈빛이 하트다
나는 떨림도 없었고 그저 편한 느낌만 있었다.
우리에겐 밀당은 없었다
그의 사랑은
직진뿐이었다.
그는 참
다정해서 같이 있으면 편안했다
그렇게 그와의 데이트는
계속되었다
날이 추운 겨울 선유도 공원을 함께 가기로 했다.
의자에 앉아
있으라고 하고 그가 따뜻한 차를
사 온다.
차를 마시며 한참 동안 얘기를 했고 공원을 걷기도 했다.
함께 걷는데 그와 나의 손이 자꾸 스치는 느낌이다.
닿을락 말락한 그 느낌.
너무 떨렸다
미친 듯이
내 심장이 두근거린다
심장아 나대지 마
그가 내 손을 잡는다.
그의 큰 손이 너무나 따뜻했다
계속 잡고 있고 싶다
분명 그저 편한 오빠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난 그와 함께 있을 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사람이 된다.
그가 좋아하는 반바지와 카라티의 조합 (거의 20년 전 우리)
*사진출처: 픽사베이
keyword
데이트
떨림
처음
Brunch Book
우리는 건강행복사랑
01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02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는 매력적이다
03
정규직 보단 신혼여행
04
결혼식 후 따로 사는 부부
05
배우자의 무지개색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건강행복사랑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1화)
58
댓글
12
댓글
1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방배동 사모님
직업
회사원
평범하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은 먹는거 노는거 참 좋아하는 19년차 금융인
팔로워
466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1화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정규직 보단 신혼여행
다음 0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