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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원 주미영 Jan 27. 2023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통해 인생을 배우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2023. 1.27       

   

국영수라는 부모가 낳은 자녀는? 바로 ‘수포자’!

아재 개그 반열에 넣어줄까 모르겠다.


수학은 예나 지금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과목중의 하나다. 2021년 교육부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고교생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그중 수학이 제일 높은 14.2%를 기록했다고 한다.(국어 7.1%, 영어 9.8%)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학력격차가 가장 심한 과목도 수학이라고 한다.    



작년(2022.3)에 개봉한 최민식 주연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수학을 매개로 한 인생이야기다. 탈북 천재 수학자인 리학성(최민식)이 자사고 수포자 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나 수학을 가르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리학성은 학문의 자유를 갈구하며 남한으로 온 수학자로 상위 1% 아이들이 들어오는 한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경비원으로 신분을 숨기고 일한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지우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입학했다. 그리고 수포자다. 지우는 우연히 경비원 아저씨가 수학을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르쳐달라고 조른다. 몇 번의 거절 끝에 리학성은 지우의 청을 들어주는데.. 문제풀이식 공부가 아니라 근원을 탐구하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우는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차츰 성적도 오른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학교에서 시험문제 유출사건이 벌어진다. 문제를 유출한 것은 담임선생님인데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지우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고 자퇴를 강요한다. 유출의 전말을 알고 있던 리학성은 세계적 수학자인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지우의 누명을 벗겨준다.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지우가 대학생이 되어 외국의 한 수학연구소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리학성을 만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천재수학자 리학성이 지우학생에게 수학과외를 하면서 하는 말이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틀린 질문에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최민식 씨의 연기는 역시 명품이다. 영화 <올드보이>, <명량> 등 숱한 영화에서 강인한 캐릭터를 보여줬는데 이 영화에서는 고등학생과 수학으로 인생을 나누는 역할을 맡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준다.  




나도 두 아이의 교육을 위해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약 10여 년 전 일이다. 둘째를 위해 수학 학원을 알아보던 중 집 앞에 있는 한 자그마한 학원에 상담을 간 적이 있다. 선생님이 자신만의 교습 방침을 설명해 주었는데 집중적인 문제 풀이로 단기간에 학생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원리를 깨달아 수학에 재미를 붙이게 하는 방식이었다. 이 학원에 아이를 몇 달 보내다가 주변 학원과는 다르게 느슨하게 공부를 시키는 것 같아 좀 더 빡센(?) 다른 학원으로 옮겼다.


그리곤 10년도 더 지나 얼마 전 아이를 통해 그 선생님이 나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화번호를 주니 곧바로 선생님이 이런 문자를 보내오셨다.     


“소은이 수학공부 한번 상담하시고 며칠 지나 다시 방문하시어 같은 질문 끝에 책으로 내세요 하셨던 말씀 숙제처럼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략) 이번에 출간한 책 보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옛 기억을 돌이켜보니 상담 시 선생님의 교습 철학에 감명받은 내가 책을 쓰시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었던 모양이다. 정작 나는 몇 달 만에 아이를 성적 올리는데 좋을 듯한 다른 학원으로 옮겼는데 선생님은 내가 했던 말을 오랜 세월 기억하고 있다가 책을 낸 것이다. 책 제목은 <호기심으로 질문하고 재미있게 답한 수학이야기>다. (저자: 정의채)  


 전 세계 유명 철학자, 교육자가 수학과 관련한 명언들을 많이 남겼다.


‘수학이 너의 영혼의 눈을 뜨게 한다’ (플라톤)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정신체조를 하는 것이다’ (페스탈로치)     


‘지각과 행동이 완전한 결합을 이루는 유일한 과학이 수학이다’(임마누엘 칸트)   

  

‘정확하게 보면 수학에는 진리뿐만 아니라 최고의 아름다움도 숨겨져 있다’ (버트란트 러셀)          


수학이든 어떤 과목이든 대학 시험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리학성 수학자와 한지우 학생과 정의채 선생님이 맛본 수학의 세계를 모든 학생들이 맛볼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가 대입의 중압에서 벗어나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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