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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게

평생 함께하자는 고백

by 지코틴 Dec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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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이라는 아름다운 언어를 원어로 취할 수 있음에 깊이 감사하고 있는 요즘, 날카롭게 갈린 모국어로 전해 듣는 비보들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원하는 만큼 양껏 아름다워질 수 있는 언어, 그리고 갈리는 대로 한없이 뾰족해지는 언어로 점철된 흔들리는 시국과 비극적인 소식이 2024년의 연말을 얼룩지게 한다. 개인의 힘이 어떠한 영향력을 가지는지 새삼 느끼기도 하고, 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일까 깨닫기도 하면서 하염없이 슬픔에 잠기는 12월의 끝자락이다.


 온갖 혐오가 실재하는 2024년, 불안이라는 화마와 싸워나가야만 하는 현세대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튼튼한 소화 기관을 타고 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는 감정을 소화시키는 데만 해도 한 세월이 걸리곤 한다. 아무리 꼭꼭 씹어 삼켜도 하루걸러 하루씩 탈이 나기에 어제는 무얼 집어 먹었는지 그제는 너무 뜨겁게 먹진 않았는지 주저앉아 곱씹어본다. 혐오가 실재한다고 느끼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혐오를 주워 먹고 탈이 나는 경험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욕심내어 많은 것을 쥐어도 끝내는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몸인데 조금 더 사랑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가수 아이유의 <Love wins all> 소개글을 보며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다.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

분명 사랑이 만연한 때는 아닌 듯하다.

눈에 띄는 적의와 무관심으로 점점 더 추워지는 잿빛의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무기로 승리를 바라는 것이 가끔은 터무니없는 일로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바로 미움은 기세가 좋은 순간에서조차 늘 혼자다.

반면에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가면서도 사랑은 지독히 함께다.

사랑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인생은 단 1초 뒤도 예상할 수 없는 차가운 암흑 같지만, 사랑만 한다면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일 수 있다. 아이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얼마나 “근사한 저묾”인가? 사랑만 있다면 어둠은 아늑한 밤이 될 수 있다. 사랑만 있다면 절벽은 절경이 될 수 있다. 사랑만 있다면 마지막은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있다. 혹자는 ‘나’를 사랑하기에 남을 미워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나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면 사랑하기도 바쁜 시간, 남을 미워함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 자꾸만 비교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성장하고 싶은 것이지, 성장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고, 그 과정에서 행복과 함께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게 사랑은 덧셈이다. 미움이나 분노, 비교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내게서 무언가를 앗아가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은 사랑이 아닌 셈이다. 함께라는 힘으로 조용히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사랑에게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힘내줘. 우리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어. 언젠가 내가 근사하게 저물어갈 때, 또 다른 함께의 시작을 내게 속삭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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