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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i Whale Jan 15. 2023

D. 자존감을 어떻게 올리죠??

기대를 낮춰~

자존감이란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마음, 그로 인해 내가 원하는 일을 잘 성취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입니다. 내담자의 상담 목표 중에는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자주 나옵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기분도 좋아지고 자책도 덜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말은 쉬운데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참 많죠. 지금 당장 검색엔진에 자존감을 쳐보면 자존감 다음이 자존감 높이는 방법이니까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믿기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실제 성공경험을 쌓는 것과 정신승리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것만큼 뿌듯하고 스스로 괜찮구나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드물죠. 목표한 점수를 얻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는 실제 나의 자존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남들이 모두 인정할 정도의 큰 성취가 아니어도, 목표한 만큼의 문제집을 매일 풀고, 매월 1권씩 책을 읽자는 약속을 지키고, 매번 죽이던 화분을 포기하지 않고 살려내는 것도 분명 훌륭한 성공경험입니다. 


하지만 성취하기만 한다고 자존감이 계속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자존감의 변수는 성취도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성취도가 자존감을 가지는 전제는 아니니까요. 성취도가 높아질 때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정말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나의 성취와는 별개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니까요. 좋은 대학, 높은 연봉, 비싼 집, 멋진 외모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할 이유는 아니거든요. 있으면 좋고 편하겠지만, 없어도 나라는 사람 자체의 가치가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자존감이 높으면 실제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 정신승리가 중요합니다.

과하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면 곤란하겠지만, 내가 나인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도 노력을 하면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 내가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사실이면 얼마나 가능성 높은 사실인지, 사실이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점검하고 생각을 정리 분류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전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가치는 나의 필요 정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 자체로 이미 있는 것이니까요. 내가 잘해서, 능력이 있어서, 예쁘고 멋있어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존재함으로써 이미 그 생명의 존엄과 가치가 생겨납니다. 그리고 그 가치가 나의 노력과 나의 생각과 나의 환경에 의해 사람마다 다른 꽃과 열매를 피우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변수 하나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기대'인데요.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진로검사 중에 홀랜드 검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개인의 진로 흥미를 측정하는 검사인데,  실시해 보면 RIASEC (현실형, 연구형, 예술형, 사회형, 기업형, 관습형)이라는 직업 유형 중 어떤 유형에 더 흥미나 효능감을 느끼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청소년은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고 어떤 청소년은 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실제 흥미가 낮고 잘한다고 생각하거나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낮은 경우입니다. 실제 관심, 수행과 기대가 낮으니 점수가 낮은 것이지요. 하지만 실제 높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직업에 대한 흥미도 있는데 점수가 낮은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두 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이나 외부에 낮은 기대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조금만 잘해도 또는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만족도가 쑥 올라갑니다. 하지만, 높은 기대를 하는 사람은 웬만큼 잘해서는, 확실하지 않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면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그런 사람을 '완벽주의자'라고 하지요. 100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89점은 낮은 점수이지만 80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89점은 높은 점수이니까요. '이 정도 흥미는 직업을 선택할 정도의 높은 흥미는 아니지', '이 정도 잘하는 것은 정말 잘한다고 생각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면 검사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높거나 기대를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없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기가 쉽지 않습니다.  높게 가다가도 어쩔 수 없는 인생의 장벽은 끊임없이 생기고 그럴 때마다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를 그때그때 조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100으로 두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겠지요. 100이라는 절대치를 맞추지 못하는 나는 충분하지 못한 사람이 될 테니까요.


물론 자신에 대한 목표를 너무 낮추면 인생은 지루하고 불편한 일도 생길 수 있겠죠. 또, 목표를 낮춘 이유가 지금 자신이 충분해서가 아니라, 내가 못할 것 같다는 스스로의 부정적인 평가 때문이라면 행복감도 많이 낮아질 겁니다.




자신의 자존감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있다면 아래의 질문에 깊이 생각해 보고 답해보세요^^


나에게 자존감은 어떤 의미입니까?

나의 자존감은 어느 정도인가요?

나는 어디에 있고 싶나요?

나의 기대는 지금 나의 상황에 적정하게 설정되어 있나요?

내가 나의 자존감의 변화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것 만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훌륭하고 완벽해서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

부족하고 우당탕탕 이어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이대로 나니까 소중하고 사랑스럽지 않나요?


* 본문의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와는 다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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