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방암에 걸린 걸까?-2

기분: 비(rainy)

by 아로미

#3. 술


난 애주가다.


독립하고 나서 가장 좋아하는 행위는 집에서 마시는 혼술이다.


소주는 집에 들이지 않는다는 나만의 원칙 아래 사계절 내내 맥주를 마셨다.


추운 겨울이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레드와인이나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2022년 4월, 집에서 혼술 하는 양이 점점 늘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같은 팀 직원 2명이 동반 퇴사 하면서 팀장님과 나, 둘 만 남게 되었다.


새로운 팀원이 충원되기는 했지만 내게 오는 업무량이 많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업무변경까지 생기면서 팀장님과 의견이 맞지 않아 힘든 한 해를 보냈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맥주 500ml에서 1,000ml으로 늘어났고 마시는 요일은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1년 중 유일하게 술을 안 마신 날은 코로나-19에 걸려 헤롱 대던 단 5일 뿐이었다.


그 동안 술을 많이 마셔서 2024년 2월, 유방암에 걸린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유방암과 술이 연관성이 있다고도 하고...


사람마다 정해진 술의 양이 있다는데 난 살면서 마셔야 할 술을 만36살에 다 마셨나 보다.


#4. 스트레스


내가 왜 이병에 걸렸는지 생각해 보았을 때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는 스트레스이다.


좀 더 정확히는 직장 스트레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사회복지사로만 계속 일하였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직장생활을 더 힘들어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의 결과물을 내려고 항상 오버페이스를 했다.


팀장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가져와서 질책을 듣거나 표정이 읽힐 때면 ‘난 무능한가봐’ 라는 자책도 많이 했고 안 좋은 일은 쉽사리 털어내지도 못하였다.


또한 내 연차에 비해 버거운 업무가 주어져도 자존심이 강한 나는 절대 못 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했었다.


이 정도는 해낼 거라는 팀장님의 기대감에 부응하고 싶었고 회사에서 내 능력도 인정 받는 커리어우먼이 되고 싶었다.


일을 할 때면 경주마처럼 한 눈 팔지 않고 무표정을 장착한 후 목표한 앞만 보고 나아갔다.


그래서 회사에서 얼음공주 ‘엘사’ 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하였는데 “엘사는 예쁘기라도 하지 아로미 너는 예쁘지는 않잖아!” 라며 팩폭을 날리는 동료가 있기는 했지만.


현재는 일을 안 하고 통장에 모아놓은 돈을 까먹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사회복지사로 복귀하여 일하면 또 다시 유방암에 걸릴 거 같아서 다른 직업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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