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켜보는 용기

by 라미

엄마도 지친다. 아이도 지친다.

강압적인 엄마 밑에서 자유롭고 싶은 아이는 얼마나 힘들까.

하지만 엄마도 힘들다.


내 인생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꼬이기 시작했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꿈일지라도, 분명 지금은 내가 바란 모습이 아니다.


목표는 단순하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

그런데 아이를 바라보며 행복은 점점 더 멀게만 느껴진다.


아무리 애써도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내 아이조차도.

분명히 다른 사람, 나와는 전혀 다른 존재니까.


나는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부단히 애썼다.

그게 어쩌면 욕심이었을까.

점점 더 비교하고, 다그치고.

SNS 속 말 잘 듣는 아이들을 보며 부러워했다.

왜 내 아이는 그러지 못할까. 속으로 책망하기도 했다.


어릴 땐 스펀지처럼 뭐든 잘 받아들이던 아이가

어느새 돌덩이처럼 단단히 닫혀버렸다.

내가 붙잡던 마음도 지쳐서 결국 단념하게 되었다.


이젠 성적이 아니라 인성의 문제다.

자기 고집만 내세우던 아이는 이제는 짜증을 내고, 욕까지 한다.

사춘기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지만, 막상 겪고 보니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결심했다.

공부도, 성적도, 계획도 내려놓자.

아이와 나를 구분하자.

너와 나를 따로 떼어내자.


그냥 지켜보기.

그게 최선일 때도 있다.

하지만 참는 건 쉽지 않았다.

끝내 한마디를 하고 만다.

“엄마한테 오려면 뭔가를 해서 보여줘. 계획이든 공부든 뭐든. 아무것도 안 하니까 자꾸 잔소리가 나와.”


그러다 결국, 나도 동굴 속으로 숨어버린다.

아이를 보지 않으면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다시 화가 치민다.


아이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엄마만 안다.

어릴 적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흘려보낸 대가를 지금의 내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에게 같은 후회를 물려주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아이는 모른다.

아이는 지금만 산다.

언젠가 성인이 되어야, 그제야 알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또 묻는다.

'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어쩌면 부모가 사춘기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바라보고 지켜보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게 방임처럼 보이더라도.


답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한 마음,

오늘도 이렇게 글로 내뱉어 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말해본다.

“괜찮아, 지금 이 순간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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