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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가객 Oct 21. 2023

화사하게 따스하게 - 블랜디드 허브티

     

 마음은 화사하게 몸은 따스하게


 체감 온도가 쌀쌀하다. 가을이 벌써 다녀갔나 싶다. 사람 마음이 이처럼 간사하다. 아니다. 간사한 건 마음이 아니라 갱년기 신체의 감각인지도 모르겠다. 더워 죽을것 같다가 이젠 또 추워 죽을것 같은 겨울을 미리부터 두려워하고 있으니!


 어깨를 움츠리고 마음을 덥혀줄 차를 고른다. 오늘 손에 잡힌 차는 로즈힙이다. 옆에서 눈길을 붙잡는 폴링인러브를 함께 꺼내든다. 벌써 향내로 기분이 그윽해진다.

잔 바람에도 우수수 하늘을 비워내는 고운 단풍잎이 어서 오라고 재촉하는 가을날 마음을 화사하게 밝혀줄 블렌디드 허브티다.      


  찻물을 포트에 올려놓고 다관을 준비하는 소소한 과정에 마음이 설렌다. 차를 우리는 시간은 감사로 충만하다. 이 아름다운 꽃잎을 따지도 덖지도 않았건만 황홀한 행복을 누릴수 있음에. 게다가 로즈힙과 폴링인러브의 조합이라니!


 신의 물방울이 이런 맛일까! 위스키 빛의 수색은 화사한 꽃향과 싱그런 맛으로 오감을 사로잡는다. 따스함에 사로잡힌다. 


 찻잔의 온도를 느끼며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읽는다. 따끈따끈한 지혜를 한 스푼씩 떠먹는 시간이다. 작가마다 집중하는 화두가 있지만 퇴직 후 작가로 전업하신  열심히 글을 발행하시는 작가님들이 존경스럽다. 삶의 경험이 행간에 녹아있는 글을 읽다 보면 도달해보지 못한 차원의 지성과 이해를 맞닥뜨린다. 여유롭고 아름다운 노년을 목격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점점 줄 것이 많아지는 황혼기를 상상하면 풍요롭다.           


에빠니코퍼레이션에서 출시한 허브티, 하단 왼쪽이 로즈힙, 오른쪽이 폴링인러브 블랜디드허브티



 진부할 정도로 친숙한 100세 시대라는 말이 새끼를 쳤다. 운 나쁘면 120살까지 살 수도 있다는 말로. 비관적인 전망에 가까운 이 농담 속에는 염려가 들어있다. 그 말을 전하는 이의 근심의 농도가 느껴진다. 백수연 잔치소식종종 듣는다. 내 유년의 기억 중 컬러판으로 각인된 잔치들이 있다. 결혼식도 있지만, 몇날 며칠 흥겹게 벌어진 잔치는 대개 친척 어르신의 환갑잔치였다. 여주의 남한강 지류에 자리 잡은 고향마을은 씨족사회였다. 때문에 모두 일가친척이거나 사돈의 팔촌이라고 했다. 호칭은 또 어찌나 어려운지 어른들이 손을 꼽아 촌수를 따져보고 호칭을 정해주면 그대로 불렀다.        

   

장수하신 어르신이 생신을 맞으면 자손들이 거한 상을 차려 이웃들을 대접하곤 했는데, 그 잔치를 며칠 동안 하는 거였다. 동네와 연해있는 6개 마을의 이웃들이 잘 차려입고 찾아와 환갑을 맞은 어른에게 절을 올리며 축하선물을 건넸고, 과방에서는 새 손님이 올 때마다 상을 차려 내주었다. 그 과방 주변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새 상이 나올 때마다 정과며 사탕 견과를 나눠주었다. 동네 모든 이들이 이 특별한 잔치에 부역을 했고, 잔치의 주인은 소리꾼을 불러 풍악을 울리며 모인 이들의 축하에 화답했다.          

 

 지천명이 되어 돌아보니 풍속의 변화가 가장 빠름을 느낀다. 그렇게 흥겹던 환갑기념잔치는 영영 사라진 풍경이 되었다. 친정 부모님의 환갑과 칠순과 팔순을 가족여행으로 보냈다. 아버지의 소원이 국토순례였기 때문에 환갑에는 제주도를 갔고, 칠순에는 6.25때 피난처였던 부산의 영도를, 팔순에는 백두산 천지와 임진각을 다녀왔다. 잔치를 열어드린다고 했더니 요즘은 바쁜데 불러대는 것도 민폐라며 조용히 여행을 다녀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만큼 세대가 변한 것이다. 이젠 가족 여행도 아니고, 동창들끼리 모여 환갑 기념 산행이나 여행을 가는 것이 유행이다.      

     

 “요즘은 애들도 다 칠순이래.”


 최근에 들은 가장 신박한 농담이다. 문단의 작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장자가 하신 말씀이었다. 안부를 물으며 건강을 축복하는 후배들에게, 너무 오래 사는 것도 걱정이라는 일갈이었다. 무안했던 그 순간, 이미 도래한 장수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갓 태어난 아기들의 건강보험 상품 만기는 140세다. 30년 전만 해도 80세였는데, 그 후 언젠가 100세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에 따라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건강보조식품의 소비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단순한 상품을 벗어나 웰빙 콘텐츠들이 상품화 되면서 여행과 체험 프로그램도 웰빙 혹은 힐링이라는 상품명을 달고 소비를 끌어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건강에 대한 프로그램들은 인기가 높다. 휴대폰 플랫폼을 애용하는 세대에게 인기 있는 방송은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니다. 성공한 유튜버 중 상당수가 건강을 다루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식생활에 있어서도 컬러테라피, 파이토케미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기본이상 이루어낸 인류의 관심이 건강과 행복에 대한 욕구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상인 것이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친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우리의 눈길은 분주하게 주변을 스캔하여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 경험한 것들과 스캔한 정보들에선 생각하고 분별할 것들이 많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배울 것 또한 많다. 그러나 가장 많은 것을 집중적으로 얻는 방법은 책을 통해서다. 유튜브나 스토리 플랫폼에 뒤질세라 책도 건강과 요리 여행 등을 다룬 것들이 트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되었다.    

       



 사숙은 마음을 부요하게 한다


 배움, 즉 알게 된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책 제목 중 베스트는 ‘지쾌즐’이다. 작가 폴임의 도서 『지식은 쾌락 즐겨라』 의 줄임말인데, 책을 대할 때 내가 느끼는 기분을 함축하고 있어서 즐겨 말하고 있다.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며 가르침을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옛 문헌에서 선인의 고문이나 국내외의 작가들의 저서를 통해 사숙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사숙은 마음을 부요하게 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책도 좋지만 브런치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으며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와 저자들의 관점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 작가마다 아우라가 있어 글을 따라가다 보면 그 만큼 삶의 이해는 넓어지고 다양한 시각과 해석에 대한 생각도 깊어진다. 배우기만 하는 것은 매력이 없다. 배운 것을 활용하며 공유할 때 그 앎은 빛을 발한다.          

 

 오래 전에 읽은 책 중에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아 지인들에게 권해준 소설이 있다. 일본의 작가 이부키 유키의 소설 [49일의 레시피]. 작가는 71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 오토미의 이야기를 슬프고 따스하게 들려준다.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으니 많은 분들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보다는 책이 주는 스토리와 감성이 좋았다.   

                  

 오토미는 어린 딸이 있는 중년의 남자와 결혼하여 한 가정의 주부로 살아가며 사회봉사에 참여한다. 자녀를 낳지 않은 그녀는 가슴으로 수많은 딸들을 낳아 기르는 대모의 역할에 일생을 헌신한다.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의 리본하우스에서의 사회활동은 그녀의 삶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다양한 사정으로 청소년 시기에 가출하여 굴곡진 생활에 빠졌던 어린 여성들을 그 굴레에서 빠져나와 재활하도록 돕는 활동이다.       

    

 49일 동안 유족인 남편 아쓰타와 딸 유리코는 오토미가 배치한 그녀의 제자이자 유족 도우미들에 의해 장례 절차를 완성해 간다. 죽은 이후에 실행해달라고 개별적인 부탁을 받은 지인들은 애도의 마음으로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그 과정에서 죽은 이가 남긴 사랑의 솔루션이 결국 유가족과 제자들이 살아갈 이유를 찾도록 안내한다. 한 사람이 빠져나간 집에서 홀로 남겨진 남편이 고적한 삶에 적응해가도록 돕는 생활의 레시피를 남긴다는 착상이 놀랍다.      


 그 외에도 오토미에게 배울 점이 많다. 가슴으로 길러내 재활로 이끈 제자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기위해 계획된 조밀한 설계와 준비는 매우 신선하고 존경스럽다. 오토미를 통해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이 펼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그 영향력의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사망이라는 말은 죽어서 망하다, 혹은 죽어서 그 존재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그래서 죽은 사람을 망자, 그 아내를 미망인이라 부른다. 살아있던 존재의 소멸은 이토록 냉정하게 정리된다. 존재가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낸 어느 시간 동안의 자취나 기억은 지인들의 기억 속에 머물다 결국 사라지고 만다. 인간의 삶과 욕망을 기록한 예술이나 문학의 미학은 그 때문에 존재한다. 현존하는 학문은 인간의 필요를 위한 것이거나 인간의 성취에 대한 기록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격언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존재의 가치는 그가 남긴 흔적이 증명한다는 긴요한 가르침인 것이다.      


 삶이 쉽지 않기에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의 필요를 충족하고 타인의 삶을 통해 배운다. 우리 소시민 각자의 삶은 그 과정에서 서로의 영향력으로 인해 아름답고 위대하게 직조된다. 비록 이름 없이 한 생을 살아가지만, 연약하고 결핍이 많은 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만의 흔적을 남기며 자기 앞의 생을 살아낼 수 있는지 심미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유키 이부키의 『49일의 레시피』 를 이토록 강렬한 감동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오토미가 어린 나이에 탈선하여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재활여성들에게 상식과 교양, 결혼생활이 가능하도록 가르치는 과정은 제자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하나하나 드러난다. 그 중에서도 요리를 가르치는 부분에 재미있는 해석이 나온다. 결혼생활에 있어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처방전으로 식탁을 소방차와 교통신호 빛깔로 채우라는 것이다. 알아듣기 쉬우면서도 기억하기 좋게 비유한 지혜로운 기준이라서, 책을 읽은 지 십 수 년이 되었지만 식단을 만들 때마다 떠오른다. 오토미는 그러므로 내 식탁의 보이지 않는 스승이기도 하다.    

            

 빨강 노랑 초록 검은색과 흰색이 고루 담긴 밥상을 상상해보자. 온갖 야채와 해조류 잡곡밥과 생선 등이 차려진 풍성한 밥상의 따스한 온도와 향기를 떠올리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자연 속에 있다.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다. 갱년기를 걱정할 시기가 되니 건강한 섭생에 관심이 깊어진다. 이부키 유키의 『49일의 레시피』는 식단 레시피 뿐 아니라 삶의 레시피, 값진 죽음을 준비하는 레시피까지 다양한 배움 거리를 주는 양서라 안 보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 많지만 널리 알리고 싶은 책 중의 으뜸은 하비다이아몬드 박사의 저서들이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나는 질병 없이 살기로 했다』, 『자연치유 불변의 법칙』을 읽고, 될수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가장 자연적인 식생활과 삶의 운영방식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들도 건강과 행복에 관심이 있는 분들, 질병이나 비만으로 고심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밥은 사람의 육체에게 주는 음식이라면, 차는 사람의 마음에게 주는 음식이다. 밥보다 차를 더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마음이 발달한 사람이다. 밥 한 그릇이 육체에게 에너지를 준다면 차 한 잔은 마음에게 에너지를 준다.”     

                                                                                                        - 김소연 마음사전-          


마음경영이 이번 생의 목표라는 김소연 작가의 마음사전 에세이에서 문장을 빌려왔다. 사랑하는 작가의 명문장이다. 내가 늘 생각하는 내용을 먼저 써놓은 걸 발견하고 격하게 공감한 후 마음사전을 여러 권 주문해서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차를 맛보았을 때 처럼 공유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 또한 시대가 변했다. 책을 e-book으로 사고 보는 시대라 고루한 선물로 치부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건강관리 방법과 힐링 코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녹차를 만나 차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접하면서 차와 사랑에 빠진 후 세상은 아름다워졌다. 어쩜 그리 좋은 차가 많은지, 내가 차에 빠진 이유는 차가 나를 돌보고 다스리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차는 관계를 열어준다.         

  

 차를 살 때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누구라도 동의하고 공감할 것이다. 나 혼자만을 위해 차를 구입하는가? 누군가와 함께할 기대로 차를 구입하는가? 내 경우 차를 살 때도 만들 때도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이 먼저 떠오른다. 설렘과 기대로 부풀어 오르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그것이 차가 주는 선물이라는 걸 매번 더 깊이 깨닫는다. 향기로운 차를 준비하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건 분명 축복이리라.     

     

 행복한 시간을 함께할 사람과 나를 위해 차를 만들고 구입한다. 그러므로 나에게 있어 차는 사랑이다. 소설가의 다실에서 앞으로 우릴 새로운 차와 그 차를 함께 음미할 사람들의 향기를 기대한다.     






기분에 따라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블렌디드 허브티    


 바람이 창밖의 나뭇잎을 흔드는 가을, 나뭇잎을 투과하는 맑은 햇살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설렌다. 화려한 차를 마시고 싶어진다. 허브를 차로 마실 때는 미감의 조화가 좋은 여러 허브를 블렌딩 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맛이 개성 있는 허브에 영양소를 가미한 허브를 섞어서 침출하는 것이다. 허브티를 블렌딩 하기에 적합한 로즈힙은 맛이 부드러우면서 후미가 살짝 새콤한 비타민 음료다.      


 로즈힙은 들장미 열매를 덖은 허브차로 5천년 동안 인류가 비타민을 충족하기 위해 음용해오던 중요한 식품이다. 비타민C 함량이 레몬의 20배다. 때문에 치료제로 이용되었다는 기록이 많다. 로즈힙은 우리나라에선 해당화 씨앗을 말한다. 한약재로도 사용되는 해당화는 다농가에선 발효차인 잭살과 함께 덖어 가향차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현재 로즈힙의 엑스트라버진 오일은 고급 화장품에 사용되며 탈모의 관리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로즈힙의 효능은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세포의 수명을 늘이며 내장의 지방을 감소하고 암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는 노화를 지연시키고 피부 미용을 도모하기 위해 로즈힙을 퓨레의 형태로 먹기도 한다. 대체 의학에서는 심장병 예방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데,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혈액의 순환을 촉진하며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 때문이다.      


 로즈힙은 맛이 부드러워 다른 허브식물과 함께 마시기에 좋다. 피부미용과 혈당관리에 좋은 히비스커스와도 잘 어울리고 면역력 향상에 좋은 로즈메리와도 궁합이 좋다. 로즈힙은 뾰족한 맛이 없어 맛을 좌우하지는 못하지만 후미를 채워주기 때문에 홍차나 발효차들과 함께 마셔도 좋다.      


 카페인에 민감한 나는 식사 중이나 식사 후에 허브티를 주로 마신다. 주로 이용하는 것은 폴링인러브(에빠니)다. 구연산이 많이 함유된 열대과일을 주 원료로 하여 레몬그라스와 히비스커스를 블렌딩한 허브차인데, 맛과 향이 화사하다. 나는 폴링인러브에 로즈힙을 넣어서 우린다. 그러면 가벼운 허브티를 깊이 있는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차는 어떤 것이든 호불호가 갈리는데, 지금까지 이 차를 맛보고 싫어하는 분은 없었다. 그만큼 믿고 마시는 확실한 차다. 그래서 차 모임의 끝자리에도 허브 향을 머금고 돌아가도록 폴링인러브를 대접한다.      


 차 자리의 즐거움은 차담에서 나온다. 이 차의 이름을 맞춰보고, 이름을 지어보기도 한다. 예쁘고 화려한 이름들이 쏟아져 나온다. 각자의 느낌으로 불러주는 이름이기에 차담이 그만큼 더 풍성해진다. 최종적으로 이름을 말하면 모두 수긍한다. 이미 사랑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는 걸 경험한 직후니까. 선물용으로도 좋기 때문에 해마다 여러 차례 주문한다.      


 집에서 늘 차를 마시며 자란 딸에게 결혼 후 집에 올 때마다 마실 차를 챙겨주었다. 이제는 직접 차를 주문하면서 필요한 것 없냐고 묻는다. 집에 올 때면 뭐가 떨어졌나 살펴보고 채워주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딸을 만날 때마다 함께 마시고 서로 챙겨주는 차가 되었다.   

   

 허브티를 구입할 때는 될수록 티백보다는 병입 포장이나 밀폐포장된 것이 좋다. 혹시 해묵은 티백 허브티가 있을 땐 입욕제로 사용한다. 특별한 날에 자신을 위해 준비한 허브탕이 분명 피로회복과 힐링을 선물할 것이다.     




  블렌디드 허브티 우리는 방법     


 로즈힙 허브티를 우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유리다관에 허브를 1인당 한 수저 넉넉하게 넣고, 신선한 숙수를 200ml 부은뒤, 3~4분 우린 후에 거름망으로 걸러서 따스한 온도일 때 마신다. 냉온수기의 온수는 4~5분간 우린다. 티스트레이너가 있는 다관이라면 바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1~2분씩 침출시간을 늘리면서 3회까지 우린다.      



1~2인 분을 내릴 때 1스푼 넉넉하게 담고 갓 끓인 신선한 숙수를 될수록 높은 위치에서 차밥이 점핑하도록 붓는다.


 플로랄향에 레몬그라스의 새콤하고 과일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감각의 오미가 조화롭다. 허브티는 꽃과 잎이 아름다우므로 유리다관에 우리면 힐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허브를 블랜딩한 차이므로 고운 거름망을 사용해야 맛도 깔끔하다. 성긴 거름망은 허브식물의 잔가시와 부서진 찌꺼기가 걸러지지 않아 수색과 맛이 탁할 수 있다.       


 로즈힙은 다루기에 까다롭지 않고, 티 한 스푼에 들어있는 비타민의 함량이 레몬의 20배가 되기 때문에 나는 특별히 구내염이나 몸에 상처가 났을 때, 감기에 걸리거나 기관지가 불편할 때 우려서 꿀을 넣어 먹는다. 피로도 회복하고 컨디션도 조절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나는 평소에 비타민이나 오메가3 지방산 칼슘 등 시판되는 영양제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다. 몸을 챙기기 위해 먹는 비싼 영양제와 건강보조제가 오히려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차와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하려는 것이다. 비타민은 역할을 다하고 배출되는 순간까지 장과 혈관에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영양제에 대해서라면 나는 자신 있게 로즈힙을 권하고 싶다. 영양에 즐거움까지 더해줄 블랜딩 허브티 폴링인러브도 함께.      



 3~4분 침출한 후 2중 거름망을 이용해 거른다. 수색이 아름답고 향이 화려하며 맛이 상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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