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닮았지요?
나래는 제 딸 이름입니다. 올해 11살,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귀한 딸을 품에 안았습니다. 참 예뻤습니다. 선물처럼 와 준 아기를 귀하게 키웠습니다. 아시잖아요, 선생님. 제가 좀 예쁜 거. 저보다 더 예쁜 딸을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선생님, 이왕 말 나온김에 제 딸 자랑 좀 하겠습니다. 매일이 기적 같았어요. 얼굴을 들고, 배밀이를 하고, 기고, 걷고, 말하고.. 모든 것이 신기했습니다. 돌 전에 말을 시작하고, 4살 때 혼자 한글을 깨쳤어요. 거실에 있던 책장을 가리키며, 엄마 저 책들 다 읽었어. 하던 아찔했던 순간도 잊을 수 없습니다. 영재, 똘똘이. 이 아이를 보는 사람들은 누구든 한 마디씩 했습니다. 집안일 도와 주시던 이모님은 얘랑 말싸움을 해서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다며, 어쩜 이렇게 말을 잘 하냐고 매번 놀라워 하셨어요.
초등학교 입학하고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몇 번 가지도 못했는데, 1학년 마지막 날, 담임 선생님께서 인사를 하시며 말씀하셨어요. "어머니, 나래는 하나도 걱정이 안돼요. 다 너무 잘해요" 뭐 하나 실망시키는 것이 없었습니다. 4학년 때는 영재원에 합격했어요. 문예 창작 분야 영재로 뽑혀 특별한 수업을 받게 되었어요. 아, 선생님 기억하세요? 저도 전국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해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고 그랬잖아요. 아무래도 제 딸은 절 많이 닮은 거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