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_ 할레드 호세이니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짧은 한 문장이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이 말속에는 사랑, 죄책감, 그리고 인간의 구원이 모두 들어 있다.
1970년대 아프가니스탄,
아직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전의 카불은 평화로웠다.
그 하늘 아래에서 아미르와 하산은 함께 연을 날렸다.
같은 집에서 자랐지만, 결코 같은 세상에 살지 못한 두 소년.
한쪽은 주인의 아들이었고, 한쪽은 하인으로 태어난 아이였다.
그러나 하산의 눈빛에는 늘 순전한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 앞에서조차 아미르는 자신의 두려움을 선택했다.
한 번의 외면, 한 번의 침묵은 평생의 죄책감으로 남는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쿠데타와 소련의 침공,
그리고 탈레반 정권의 폭력 속으로 빠져들며
아이들의 순수했던 세계도 함께 무너진다.
아미르는 그 혼란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그의 마음속 연줄은 여전히 끊어진 채로 흔들리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는 다시 카불로 향한다.
폐허가 된 도시 한가운데에서 하산의 아들 소랍을 마주하는 순간, 아미르는 비로소 깨닫는다.
용서는 타인을 구원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인간으로 회복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가 다시 연을 띄우며 말한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 말은 이제 누군가를 향한 다짐이 아니라,
자신에게 건네는 약속이 된다.
두려움 속에서 벗어나 작은 용기는 그의 삶을 변화로 이끌고 나의 마음에 감동으로 휘감았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하산’을 마음속에 품고 산다.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도 모른 척했던 기억,
말하지 못한 사과, 외면했던 순간들.
삶이란 결국 그 기억들을 끌어안고 다시 사랑과 용서의 쪽으로 나아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용서는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그 상처 위에 다시 사랑을 새기는 일이다.
그 일을 시작할 때, 작은 용기를 품게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에게도 “천 번이라도”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하늘 위의 연은 여전히 흔들리지만, 끊어지지 않는다.
그 실을 붙잡고 있는 한, 우리는 다시 배운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용서는 과거를 잊는 일이 아니라 그 너머를 살아가는 일임을.
그렇게 한 걸음씩, 우리는 조금 더 ‘사람답게’ 살아간다.
그리고, 삶의 여정을 밝게 비추어 줄 용기와 자신감을 품고 다시 설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