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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회복이 깊이 있는 삶으로 나아가는 열쇠

도둑맞은 집중력_요한 하리

by 서수정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 폰을 손에 잡는다.

알람을 끄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혹시 카톡이나 다른 알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메일이나 인스타그램의 피드도 넘기거나 밴드에 글이나 댓글이 달렸는지도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간다.

평소에는 컴퓨터에 여러 개의 창과 앱을 띄워 놓기도 하고 낮 동안에는 혼자 여러 개의 활동을 하면서 분주하게 보낸다.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속임수에 빠져서 익숙하다.

독서하면서 중간중간 SNS를 들여다보며 피드에 빠지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이 아쉬워하며 보내는 일상이었다.


이번에 읽은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은 나에게 잘못된 진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내가 간혹 겪는 피로감과 산만함이 단순한 게으름이 아님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저자는 전 세계의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집중력은 크고 강력한 외부 세력에 의해 도둑맞았다”


사실 매일 쏟아지는 이메일과 광고 알림, SNS 피드는 우리를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빼앗아왔다.

하지만 그것이 인터넷만이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온갖 외부의 환경들이 우리의 주의력을 공격하고 있다고 하며 멀티태스킹은 우리의 뇌가 결코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서글펐다.

왜냐하면 나는 멀티태스킹의 대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숙면은 우리의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도구이다

나는 잠을 자는 시간이 보통 5시간 정도이다.

나의 심장은 지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7시간은 자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밤에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면 또 다른 과제가 기다리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잠자리는 대개 1시 정도 돼야 침대로 간다.

아침 6시 기상을 해야 하니 5시간밖에 잠자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뇌는 건강의 많은 문제가 줄어들고 기분장애나 집중력을 높아지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잠을 잘 자야 되는 상화임에도 많은 과제에 목을 매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몰입은커녕 숙취상태가 될 수도 있는 상태인 것이다.

조금은 느리게 나의 패턴을 바꾸고 내 생활 습관을 리셋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핸드폰과 다른 관계를 맺어 나의 빼앗긴 집중력과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우리가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

몰임과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중 강력한 도구는 ‘독서‘라고 한다.

이 말을 읽고 나름 뿌듯했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독서에 진심인 내가 그래도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는 도구는 준비되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특히 전자책이나 각종 SNS에 올라오는 글들보다 종이책이 필요한 이유는 그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기 위해 생각하고 깊이 있게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은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영역을 대신 경험하게 해 줌으로써 우리의 생각을 양파껍질 벗기듯 다양하게 생각하고 사고하도록 해준다.

요즘 고전 소설의 재미에 빠진 나는 이 말이 엄청 공감이 되었다.

변신, 이방인, 시지프신화 등 많은 소설들이 처음엔 무슨 밀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다시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며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그 진가를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독서라는 매개체를 통해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런 다양한 요소를 따라가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깊이란, 시간과 고요가 필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몰입하던 시간을 그리워한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던 밤, 작은 생각에 오래 머물던 순간을......

하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 자주 끊기고 너무 쉽게 방해받으며 깊이에 닿기 어려운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나에게 말한다.

집중력은 도둑맞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되찾을 수 있다고 속삭인다.

삶은 빠르게 달리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천천히, 깊이 머무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게 된다.



이 책을 덮고 난 후 나의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멀티태스킹을 멈추고 조용히 그리고 느긋하게 집중하며 나를 지키는 시간을 되찾고 싶다.

그것은 내가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매 순간 도둑맞지 않은 집중력을 선택하려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조금 더 나다운 하루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나와 이 책을 읽을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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