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 살아있어요
2022년 가을. 담당교수님께서는 저에게 CRPS 환우들을 위해, 더 나아가 만성 통증 환자들을 위해 책을 써내길 몇 번이나 권해주셨습니다.
뼛속까지 공대생인 제가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분들에게 단 하루라도 버틸 힘이 된다면 써보자!'라는 다짐으로 한 글자 한 글자씩 써 내려갔습니다.
2023년 설 연휴. 브런치에서 작가 합격 통지를 받고 투병기를 연재해 나갔습니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아픔의 시간들을 상세히 복기하며 괴로웠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저의 큰 오산이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며 정말 많은 분들에게 응원을 받게 되었고, 이는 계속해서 투병 중인 제가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아픔의 이유가 조금씩 이해되기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할수록 감사하게도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왔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사로잡은 편집자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시며, 저라는 존재를 위해 기도로 함께 해주시는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신앙서적을 쓰고자 했던 마음은 없었기에 계속해서 다른 출판사들의 제안에 귀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삶과 신앙은 분리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간의 여정은 생각보다 고되었습니다. 책 본문에서 통증 환자는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고 적어 놓고서, 정작 책을 준비하는 동안 날밤을 새는 상황들이 벌어지며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몸만 고되었을 뿐 함께 작업하는 편집자님과 마음을 맞추며 걸아나가는 여정은 설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필요한 분들에게 읽히며,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치지 않는 힘이 샘솟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책을 쓰라고 강권해 주셨던 분당서울대 재활의학과 임재영교수님께서 감수를 맡아주셔서 의학적인 내용도 한층 더 높은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저의 진료를 담당해 주셨던 각 과의 모든 교수님(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손병철교수님, 전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영훈교수님,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교수님)들께서 기쁨으로 추천사를 써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신애라 배우님, 영화 및 책 '교회오빠 이관희'의 오은주 언니,
제가 출석하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님, 부모님께서 출석하시는 성민교회 이해영 담임목사님, 투병 중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설교말씀을 들었던 만나교회 김병삼 담임목사님과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원로목사님께서 추천사를 써주셨습니다.
예상치도 않은 많은 분들의 추천사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들어야 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 저 살아있어요' 책을 위해, 또 이 책을 읽으실 많은 분들을 위해 저와 편집자님 모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자신할 만큼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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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무한한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