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달려온 관계자 분의 다급한 목소리, 목포로 가는 큰 여객선은 잠시 뒤 출항하니 그걸 탈 사람은 어서 갈아타라는 것이었다. 아래층에 묶인 차는 어떻게 하냐하니 지금 나갈 분들은 서둘러 빼준단다.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얼른 차 빼!"
낮고 짧게, 그러나 다급하게 외쳤다. 주차는 남편이 했지만 출차는 내가 해야 했다. (왜지? 왜 내가 해야 했지?) 남편과 아이들은 티켓을 변경하기 위해 (아. 티켓을 남편이 예매해서) 매표소로 달려갔고,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우리 차가 앞줄에 있기에 뒤차들을 위해서라도 얼른 빼줘야 했다. 내생각에는 그랬다.(그러지 않아도 됐었다.)
007 작전처럼 뭔가 긴박했다. 어디로 가야 하지? 목포로 가는 배는 어디서 타는 거지? 내 앞에 먼저 출발한 차들은 금세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질 않는다. 출차를 했던 곳으로 몇 번을 다시 돌아와 직원 분들에게 물어 물어 목포로 가는 항구에 도착했다. 시간에 쫓기지만 신분증 검사까지 마치고 서둘러 배 앞에 차를 끼익 댄 순간, 주차안내를 하시던 직원분께서 무전기를 손에 든 채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