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리래티스 Dec 28. 2024

인플레이션 시대가 올까?

인구대역전 -찰스 굿하트-

독서조각


“우리의 핵심 주장은 인구변동과 세계화라는 두 변수가 지난 30년간 디플레이션 경향에 영향을 주었지만, 앞으로 30년은 이 두 추세가 역전되며 세계 주요 경제에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20년 글로벌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얼어붙은 경제를 살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쏟아부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고, 현재까지도 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적절한 물가와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더 두려워한다. 인플레이션이 가끔 찾아오는 악당이라면, 디플레이션은 꾸준히 괴롭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찰스 굿하트는 앞으로의 30년은 이전 30년과 전혀 다른 경제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30년간은 디플레이션 경향과 저금리 환경이 지배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탓에 저금리 환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의 근거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고령화로 인한 높은 인구부양비다. 고령화는 노동 인구 부족을 초래해 임금 협상력을 높이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동시에 노령화는 노인 간병과 연금 축소 등의 이유로 개인 저축률을 낮춘다. 기업은 장기적인 기반시설 투자보다는 투기성 투자를 늘리게 되고,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가계는 금리 부담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게 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 부채다. 저금리 시대에는 괜찮았던 부채가 금리가 높아지는 환경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중국이 과거처럼 노동력을 세계에 공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경제가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물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값싼 노동력 덕분이었다. 이는 중국의 세계화, 소련 붕괴로 인한 동유럽의 세계화, 여성 노동 인구 증가, 높은 출산율 등의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더 이상 전 세계에 값싼 노동력을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냉전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중국을 더 이상 ‘세계의 공장’으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단순히 위탁 생산만 하는 국가에서 벗어나, 기술과 인프라를 완성하며 무섭게 성장한 상태다.


중국의 불안한 정치 문제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외국계 회사를 배척하고 자국 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저출산 문제와 노령화의 그늘에 놓여 있다. 이는 높은 인구부양비를 초래하고, 청년들이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결혼과 육아를 포기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이 같은 상황을 상쇄하려면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 등 대체 노동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인프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거나 완성될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반면,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인프라를 구축해 제조업 기반을 완성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투자 독서


어릴 적 나는 여러 음모론에 관심이 많았다. 음모론에 등장하는 흑막은 대부분 거대한 부자들이었고, 나는 그들의 실체가 궁금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그들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투자자가 된 후에 보는 음모론은 전혀 달랐다. 음모론을 걷어내고 경제사를 공부하면서 그들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깨닫게 됐다. 정답은 간단했다. 인플레이션에 올라타는 것이었다.


많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자산 가치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단면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인플레이션 경향이 강해지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대응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부동산, 주식, 원자재와 같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유리하다. 매년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현금의 가치는 하락한다. 자산의 가격이 그대로더라도 실질 가치는 상승한다는 뜻이다.


반면, 자산이 없거나 노동자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현금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질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급으로 200끼를 해결할 수 있었던 사람이, 물가 상승 후에는 166끼밖에 해결하지 못하게 되는 식이다.


하지만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은 다르다. 자산의 가격이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지만, 매도하지 않는 한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는 장기적 상승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시대에 부채는 큰 이점이 된다. 부채의 실질 가치는 매년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산이 없는 노동자와 빈곤층이 인플레이션 시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을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자산을 소유하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디플레이션 시대에도 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현금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며, 앞으로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하면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는 더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다.


투자자라면 다가올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시대를 대비해 자산을 미리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모론 속 부자들이 항상 인플레이션 위에 올라타 있었듯이, 우리도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현금 비중은 신중히 조정해야 한다. 현금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더 큰 수익률을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 적절한 현금 비중은 반드시 필요하다.)




인구대역전

-찰스 굿하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