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구멍
여전히 맞지 않아 마주 보았다.
둥글게 뚫린 구멍 두 개는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마음속 생각이 모두 드러난 기분.
난 잘못한 게 없다.
구멍을 가리려 충전기를 끼워 넣었다.
맑은 종소리가 핸드폰에서 울린다.
고해성사 후의 가벼운 기분 좋은 소리였다.
난 잘못한 게 없다.
전기는 어디에서 올까.
어릴 땐 사람이 자전거를 타면 전기가 생기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난 그 사람에게 감사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에게 감사한지 모르겠다.
왼손으로 충전기를 뺐다.
다시 지켜보는 검은 구멍 두 개가 불편했다.
그저 지나가는 경찰차를 보는 기분이었다.
난 잘못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