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우리 세상 18화

신발

발자국

by 글사

낡은 신발은 기억이 많다.

닳아버린 밑창엔 지나온 길이 새겨져 있다.

질퍽한 땅을 밟았던 흔적,

돌부리에 걸려 휘청였던 순간,

그리고 한때 반짝였을,

그러나 이제는 잊힌 길들.


새 신발은 무겁다.

아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것들의 무게.

반듯한 끈, 흠 하나 없는 가죽.

첫발을 내디딜 때면 어색한 소리가 난다.


하지만 결국, 신발은 닳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어디에서 멈추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걸어왔다는 사실만 남는다.


여러분에게 신발은 무슨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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