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가는 것들에 대하여
몸을 감싸는 천이 있다.
아침이면 익숙한 습관처럼 그것을 걸치고,
밤이면 아무 생각 없이 벗어둔다.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가끔, 문득.
팔을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주름,
구겨진 흔적들이 어쩐지 나와 닮았다.
빨고 말려도 완전히 펴지지 않는 구김처럼,
나도 어딘가 접힌 채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남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모양새로.
오래 입은 것에는 묘한 애착이 생긴다.
닳아버린 끝자락, 조금씩 해진 실밥.
손에 익은 것들은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오래된 무언가를
버릴 용기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묵묵히, 매일같이 같은 것을 걸치고,
그렇게 낡아가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셔츠는 무슨 의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