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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유 Oct 26. 2024

미생.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연재를 마치며


어제와 다름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딸깍 하고 노트북을 켰다. 

다이어리를 펼쳐 오늘의 할 일들을 적어 내려가는 사이, 한 명, 두 명 사무실을 채운다.


오늘도 늘 들려오던 익숙한 소리들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었다.  


띠리링, 또각또각, 안녕하세요.


씽긋 웃으며 기운차게 인사하는 김 주임, 성큼성큼 특유의 발걸음으로 씩씩하게 출근하는 윤 과장, 자리에 앉자마자 키보드를 두드려대며 열정을 뿜어내시는 박 차장님, 청량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를 전하는 오 차장님. 오늘도 테니스 가방을 메고 퇴근 시간인 마냥 힘이 쭉 빠진 채 걸어 들어오는 신입 유 주임.


각기 다른 표정과 모습들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안다. 이들 모두 이곳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그리고 이 세상의 수많은 김 주임, 이 대리, 박 과장들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펼쳐질 것임을.  






연재를 마치며



하나의 팀을 맡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각자가 가진 회사에서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요. 희망퇴직 두 명에 면 팀장까지 된 그런 삭막한 분위기의 팀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로 말하곤 했어요. 꽤나 힘들거라고, 저 팀에는 너보다 나이 많은 직원이 두 명이나 있다고, 한 명은 관심사병이라고. 여섯 셋이었어요. 반이었던 거죠. 하지만 저는 갸우뚱했습니다. 각자가 가진 강점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나이가 많다고,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일을 못하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자세히 알아야 했어요. 각자가 회사에서 만들어온 이야기들을요. 어떤 성공을 왔고, 어떤 실패를 맛보았는지 말이에요. 개개인이 가진 경험과 강점, 능력들을 제대로 알고 발휘할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들의 과거를 보듬고 응원하면서요. 


세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각자가 걸어온 삶들을. 그리고 그동안 배웠던 리더십, 코칭스킬들을 열심히 되짚어 보며 또한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명, 몫을 있도록요.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 것도 있지만 힘에 부칠 정도로 어려운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노력들이 헛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그들과 함께 매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걸 보면요. 






'미생, 우리들의 이야기'는 흔히 말하는 '일 못하는 팀'에 모인 개개인이 회사라는 공간에서 살아온 시간들, 그리고 그 팀에 새로 부임한 팀장과 함께 일어서고 넘어선 순간들을 담아낸 글들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훗 하고 미소를 지어 보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수 있지. 맞아, 나도 이럴 때 있었어.'라고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무릎을 탁 치며 '이렇게도 해 볼 수 있겠다.' 라며 각자의 상황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덧붙여, 오늘도 직장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더 힘이 나는,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그런 시간들로 꾸려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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