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연재를 마치며

by 리유


어제와 다름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딸깍 하고 노트북을 켰다.

다이어리를 펼쳐 오늘의 할 일들을 적어 내려가는 사이, 한 명, 두 명 사무실을 채운다.


오늘도 늘 들려오던 익숙한 소리들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었다.


띠리링, 또각또각, 안녕하세요.


씽긋 웃으며 기운차게 인사하는 김 주임, 성큼성큼 특유의 발걸음으로 씩씩하게 출근하는 윤 과장, 자리에 앉자마자 키보드를 두드려대며 열정을 뿜어내시는 박 차장님, 청량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를 전하는 오 차장님. 오늘도 테니스 가방을 메고 퇴근 시간인 마냥 힘이 쭉 빠진 채 걸어 들어오는 신입 유 주임.


각기 다른 표정과 모습들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안다. 이들 모두 이곳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그리고 이 세상의 수많은 김 주임, 이 대리, 박 과장들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펼쳐질 것임을.






연재를 마치며



하나의 팀을 맡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각자가 가진 회사에서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요. 희망퇴직 두 명에 면 팀장까지 된 그런 삭막한 분위기의 팀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로 말하곤 했어요. 꽤나 힘들거라고, 저 팀에는 너보다 나이 많은 직원이 두 명이나 있다고, 한 명은 관심사병이라고. 여섯 명 중 셋이었어요. 반이었던 거죠. 하지만 저는 갸우뚱했습니다. 각자가 가진 강점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나이가 많다고,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다 일을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자세히 알아야 했어요. 각자가 회사에서 만들어온 이야기들을요. 어떤 성공을 해 왔고, 어떤 실패를 맛보았는지 말이에요. 개개인이 가진 경험과 강점, 능력들을 제대로 알고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들의 과거를 보듬고 응원하면서요.


세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각자가 걸어온 삶들을. 그리고 그동안 배웠던 리더십, 코칭스킬들을 열심히 되짚어 보며 저 또한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한 명, 한 명 제 몫을 할 수 있도록요.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 것도 있지만 힘에 부칠 정도로 어려운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노력들이 헛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그들과 함께 매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걸 보면요.






'미생, 우리들의 이야기'는 흔히 말하는 '일 못하는 팀'에 모인 개개인이 회사라는 공간에서 살아온 시간들, 그리고 그 팀에 새로 부임한 팀장과 함께 일어서고 넘어선 순간들을 담아낸 글들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훗 하고 미소를 지어 보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수 있지. 맞아, 나도 이럴 때 있었어.'라고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무릎을 탁 치며 '이렇게도 해 볼 수 있겠다.' 라며 각자의 상황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덧붙여, 오늘도 직장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더 힘이 나는,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그런 시간들로 꾸려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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