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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이 Apr 05. 2023

나 좀 용감해진 듯

용감함에 대하여

"낯선 지역에서 박물관을 구경하고 배가 고픈데 뭐 좀  먹고 갈까?"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별점 높은 맛집 있어요"

아이는 핸드폰을 꺼내 잠깐의 검색을 하더니 맛집 정보를 알려주었다. 







 핸드폰이 생기기 전에는 새로운 곳을 찾아갈 때 보통 그곳에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찾아가야 했다. 하지만 나는 잘 묻지 못했다. 지금이야 핸드폰을 통하면 새로운 곳에서의  길 찾기는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모르는 장소에서도 핸드폰을 통하여 길 찾기는 기본이요 맛집까지도 찾을 수 있어 쉽게 찾아서 먹으러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만약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안으로 핸드폰의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일 때는 아이찬스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음성지원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이 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옛날식으로 현지인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뭐가 그렇게 부끄러웠는지 물어서 빨리 가면 시간도 단축되고 빠르게 찾아갈 수 있었는데 소심한 성격에 묻지 못했다.  용기 내서 묻기라도 하면 떨리는 목소리와 빨개지는 얼굴은 내 몫이다.

하지만 이제는 궁금하거나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물을 수가 있다.  

줄을 서있다가 앞뒤에 있는 모르는 아줌마들과도 말을 나눌 수 있고 , 모를 때는 물어야지 하며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가서 왜 그런 것인 확인하고 물어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일일이 찾기가 귀찮아서 그냥 물어볼 때도 있다. 

대답하는 입장이 될 때도 오지랖도 넓어져서 묻는 것 이상으로 알려주고 있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감정이입도 잘되어서 이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나도 저 때 저래서 힘들었고 좋았었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작 길 묻는 것 가지고 용감함을 들먹인 것이 우습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서 이것이 뭐 별거라고 하면서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에서 대범해지게 되는 것 같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여자이기만 할 때와는 달리 엄마일 때는 좀 더 강해지는 면이 있다.  특히 아이와 관련된 일에는 더욱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아이를 돌보면서 멀티로 여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자식이 여럿일 때는 등뒤로는 아기띠를 하고 유모차를 끌며 한 손으로는 큰아이의 손을 잡으며 지나가는 엄마를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어떻게 저렇게 까지 할 수 있지"라는 말을 하게 될 정도로의 행동들을 보이게 될 수 있는 엄마들이 용감하게 물불안 가리고 해낼 수 있는 원더우먼이 되는 것이다.  비단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들도 아이와 관련된 일에서는 용감함을 보여주게 된다. 




 용감함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점점 커지게 된다. 내가 예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런 상황조차 만들지 않았을 것인데 나를 둘러싼 주변요인에 의하여 변화게 되고 용감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들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억울한 일이 일어나거나, 어려운 일이 일어나거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면 헤쳐나갈 용기가 필요하다.  과감한 변화와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용감함이 요구된다.   가족과 관련된 일에서는 더욱 용감해지게 된다. 아이가 지켜보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용감해지는 면도 있지만 기존에 있는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하고 싶고 변화에 두려움도 강해진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이 너무 안락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그 변화에 발맞추어야 살아갈 수 있다. 그 변화하는 세상이 주는  문명의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대신 변화에 맞추어서 문제를 해결해 줄 용감한 용사만이 오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 세상 속도의 흐름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과감성과 용감성을 함께 장착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길 묻기의 사소함에서 시작하였지만 나날이 용감해지고 있다. 하지만 용감함을 가장한 뻔뻔함으로는 가지 말아야 한다. 안하무인 하고 뻔뻔한 행동들까지도 용감한 말과 행동이라고 착각하게 될 수 있다. 균형감각을 바짝 곧두세워서 용감함과 뻔뻔함을 구분 지으면서 살아야 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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