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 타락 소리에 잦아드는 걱정과 근심
처음 17년 전에 캠핑을 시작할 때에는 불놀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연기만 자욱하고 눈은 맵고 겨울에 밖은 춥고 여름엔 도통 더워서 왜 하는지 모르겠고... 암튼 불놀이는 내게 썩 매력적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캠핑 가서 불놀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기회가 닿아서 평일에 처음으로 3박 4일로 평일 캠핑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곤파스라는 태풍의 영향으로 몽산포에 해송들이 많이 쓰러져서 장작을 구하지 않아도 몇 분만 돌아다니면 장작을 꽤나 많이 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솔방울이랑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모아놓고 쌓아보니 그 양이 상당하였다
직접 구한 나무들을 떼다 보니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3박 4일 동안 불멍을 하면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면서 보낸 시간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해도 비번을 잃어버렸을 때 질문사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이라는 질문에 대답은 항상 몽산포였다. 지금은 워낙 많은 캠핑장이 들어서서 그때의 낭만과 고즈넉함이 다소 없어지기는 하였지만 캠핑에서의 불놀이하면서 불멍은 캠핑의 꽃인 것은 분명하다.
타락 타락 나무 타들어가는 소리에 근심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기도 한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무념무상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 이 기분을 느껴보려고 그렇게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차박 여행의 간소함으로 인해서 불멍 하는 횟수는 다소 줄어들기는 하였다. 화로대가 허락이 되는 장소가 있고 절대로 할 수 없는 곳이 있기에 그것은 상황에 따라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화로 받침대는 필수이다. 이것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잡초나 건초들로 인해서 순식간에 불이 크게 번지는 경우가 있으니 재가 떨어지지 않게 반드시 받침대를 준비하고 다 타고 남은 재는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자연에 되돌려준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말자. 자연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예전의 어마어마한 장비들을 차 트렁크에 테트리스 신공을 발휘하며 쌓던 시절에 비하면 상당히 심플하고 부담 없이 즐기는 여행으로 바꾼 지금. 그래도 그 안에서 즐기던 요소들을 포기할 수 없어 지금은 계획 단계에서 선별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맥시멈에서 미니멀로 순응하며 즐기는 중이다. 그래도 불멍은 포기할 수 없다.
내면에 있는 본질적인 부분은
충족시켜 주면서도 단순하고 심플하다.
이것이 바로 당신과 내가
갖고 싶어 하는 '복잡함을 품은 단순함'이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