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교정 전문가 김다람
김다람은 이제 '회사 지옥'에서 웬만한 빌런들은 웃으며 상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녀의 타이틀은 '천하무적 혁명가'에서 '꼰대 교정 전문가'로 진화 중이었다. 이번에 그녀의 레이더에 포착된 빌런은 바로 '젊은 꼰대' A부장이었다.
A부장은 매사 불만이 많았다. 주말 아침, 모두가 쉬는 시간에 회사 업무 단톡방에 매번 '어그로'를 끌며 한 주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누가 봐도 "나 일하는 사람이에요"를 광고하는 행위였다.
그녀의 특기는 끝없는 불평이었다. 지원팀은 일을 제대로 안 한다고, 관리부는 본연의 일은 제쳐두고 딴짓만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매번 업무를 하면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늘 날이 서있었고, 본인의 의견을 관철 시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또 그녀의 '막말 종합 선물 세트' 에는 "A팀은 뭐 맨날 처 놀고 게임 하더구먼, 요 전날 내가 봤어", "야, 내가 너랑 친하니까 하는 소린데, -중략 이런 건 나니까 이야기해 주는 거야", "요즘 것들은 인사를 안 해, 지들이 선배한테 예우를 갖춰야지." 늘 다른 팀의 험담이었고, '나는 이런 말 하기 싫지만'이라고 말하면서 할 말은 다 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너한테만' 하는 말도 결국 모두가 다 알았다.
더 나아가 그녀는 늘 타인과 비교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나도 너처럼 부모 잘 만났음 이러지 않았을 텐데"
"나도 돈 있었으면 투자해서 벌었을 거야."
왜 모든 일이 '가정법'인지… 김다람은 속으로 '그냥 너만 잘하면 되요'라고 외쳤다.
업무할 때의 태도는 더 가관이었다. 이를테면 후배 직원이 업무상 건네 받은 서류에서 생략되고 빠진 서류가 많아서 물어보면
"어… 네가 좀 알아서 해 내가 일일이 챙겨줘야 해?"
라고 되레 짜증을 냈다.
이에 불쌍한 지원팀 직원들은 울먹이며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요 맨날 저희더러 서류 뒤치다꺼리에 디테일까지 알아서 하라는 건 좀…. 저희 힘들어요"라고 토로했지만, 정작 그녀는
"내가 부장이나 돼서 이런 일까지 하나하나 해줘야 하니? " 라며 뻔뻔하게 나왔다.
그녀는 자신이 대접받아야 하는 사람이니 남은 자들은 알아서 하라는 그 태도와 말투가 주변인들을 늘 불편하게 했다. '하긴, 이런 캐릭터는 어딜 가나 있다. 흔해 빠진 프로 불편러들.' 김다람은 이 A부장을 보며 새로운 코믹 혼쭐 내기 계획을 세웠다.
김다람은 어느덧 영업부 부장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팀에 A부장 같은 '프로 불편러' 동료가 있다는 사실은 그녀의 '꼰대 교정 전문가'로서의 명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1. '어그로'에 '광고'로 맞서기
어느 주말 아침, A부장의 어그로 메시지가 단톡방에 떴다. "저, 주말에 고객이 얼마나 징징대는지 그거 달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줄 ㅠㅠ!!"
김다람 부장은 곧바로 답장을 달았다.
김다람 부장: "오! A부장님! 주말에도 열일하시는군요! 역시 부장님! 저희는 부장님 덕분에 주말에도 든든하게 쉴 수 있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도 부장님처럼 고객 잘 달래서 대박 매출 올리겠습니다! (하트 이모티콘)"
A부장은 다람의 '광고'에 순간 당황한 듯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은 없었다. 다음 주말, A부장이 다시 어그로 메시지를 올리자, 다람은 또다시 '광고' 메시지를 달았다. 이런 식으로 몇 번 반복되자, A부장의 어그로 메시지는 점차 뜸해졌다.
'나 일해요' 광고를 하려다가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김다람 부장'을 광고해 주는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2. '친한 애들' 프레임 깨기: '디테일'로 메인 길들이기
A부장은 늘 '친한 애들' 프레임으로 메인을 견제했다. 다람은 A부장처럼 징징대지 않았다. 대신 메인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디테일'을 들이밀었다.
어느 날, A부장의 프로젝트가 메인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될 위기에 처했다. A부장은 대표님께 징징대기 시작했고, 결국 대표님은 메인에게 "야 쟤가 체크하는 거 좀 확인 좀 해줘 봐"라고 지시했다. 메인은 또다시 A부장의 징징거림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김다람 부장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메인 담당자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B팀장님, A부장님 건 때문에 힘드시죠? 제가 그 건의 핵심 고객 니즈 분석 자료랑 시장 동향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좀 정리해봤는데, 혹시 참고하실 만한 부분이 있을까 해서요. A부장님께는 제가 나중에 살짝 전달했다고 말씀드릴게요."
메인 담당자는 다람이 건넨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A부장이 징징대는 동안 다람은 이미 메인 담당자가 필요로 할 만한 최적의 '디테일' 을 준비해둔 것이다. 메인은 다람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A부장 건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A부장은 자신이 대표님께 징징대서 일이 풀렸다고 착각했지만, 메인은 다람의 '디테일'에 감탄하며 그녀를 '친한 애들' 리스트에 올리기 시작했다.
3. '막말 종합 선물 세트'의 역습: '나는 싫지만'의 함정
A부장의 '막말 종합 선물 세트'는 다람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특히 "야, 내가 너랑 친하니까 하는 소린데, 이런 건 나니까 이야기해 주는 거야" 같은 이중적인 태도는 참을 수 없었다.
어느 점심시간, A부장이 또다시 "A팀은 뭐 맨날 처 놀고 게임 하더구먼, 요 전날 내가 봤어"라고 다른 팀을 험담하기 시작했다.
다람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A부장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장님! 역시 부장님은 다른 사람에게는 못 할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다 말씀해주시는군요! 덕분에 저희도 늘 긴장하고 배우게 됩니다! 저도 사실 부장님처럼 다른 사람 험담은 절대 하기 싫은데… 가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올 때가 있어서 걱정이에요. 부장님처럼 '나는 이런 말 하기 싫지만'이라는 멘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네요! 역시 부장님은 다르세요!"
A부장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나는 이런 말 하기 싫지만'이라는 자신의 특기 멘트를 대놓고 칭찬하며 '비꼬는' 다람의 코믹한 공격에 그녀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의 막말이 오히려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그 이후로 A부장의 험담은 눈에 띄게 줄었다.
4. '불행한 가정법'에 '현실적인 제안'으로 맞서기
A부장의 '내가 불행하면 자꾸 타인에게 관심이 생긴다'는 투의 가정법 넋두리는 다람을 지치게 했다.
"나도 너처럼 부모 잘 만났음 이러지 않았을 텐데"
같은 말을 들을 때면 '그냥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어느 날, A부장이 또다시
"넌 잘 사니까 이런 거 모르지? 나도 돈 있었으면 투자해서 벌었을 거야"
라며 한탄했다.
다람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부장님! 맞아요! 저도 부모님 잘 만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돈이 있으면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오히려 '회사 내 복지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희 회사에는 직원을 위한 저금리 대출 제도나 교육 지원 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걸 잘 활용하면 부장님도 충분히 '부모 잘 만난' 사람 부럽지 않게 자산을 불릴 수 있을 거예요! 제가 관련 자료 정리해 드릴까요?"
A부장은 다람의 '현실적인 제안'에 할 말을 잃었다. 그녀의 '가정법'을 칭찬인 척 받아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되받아치는 다람의 전략은 늘 기발했다. '돈이 있으면 투자'라는 막연한 꿈을 '회사 복지 활용'이라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착지시킨 것이다. 그렇지만 결과는? 딱히 관심 조차 보이지 않는다.
5. '알아서 해' 꼰대에게 '정의로운 항변'의 기회를
가장 힘들었던 것은 A부장의 "네가 좀 알아서 해 내가 일일이 챙겨줘야 해?"라는 태도였다. 불쌍한 지원팀 직원들은 늘 울먹였다.
다람은 지원팀 직원들과 조용히 대화했다.
"힘들다는 거 알아. 그런데 '힘들다'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너희의 정당한 불만을 '정의로운 항변'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려줄게."
다음 날, A부장이 또다시 빠진 서류를 주며
"네가 좀 알아서 해 내가 일일이 챙겨줘야 해?"라고 하자, 지원팀의 가장 어리숙했던 박주임이 용기를 냈다.
"부장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런데, 부장님께서 말씀하신 '알아서'라는 기준이 애매해서 말입니다. 혹시 '부장님만의 서류 완결 기준표'를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희 지원팀이 부장님의 높은 기준에 맞춰 업무를 완벽하게 서포트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A부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내가 부장이나 돼서 이런 서류 완결 기준표까지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장님의 높은 기준'이라는 말에 은근히 어깨가 으쓱했다.
결국 A부장은 마지못해 '서류 완결 기준표'를 만들었고, 지원팀은 그 기준표대로 완벽하게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A부장에게 돌아갔다.
김다람은 그렇게 A부장 같은 '프로 불편러'를 혼쭐 내주며, 그녀의 '꼰대 교정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드높였다. 그녀의 이러한 치밀한 전략은 회사 지옥을 조금씩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갔다.
오늘도 회사 지옥의 어딘가에서, 김다람은 새로운 '프로 불편러'를 찾아 나서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정신 차리기' 프로젝트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