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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Mar 15. 2023

터널의 끝

어느 가난한 유학생 이야기 4/5

Royal Salute Series no.34 대한민국 육군 의장대 Watercolor 40x30


2021/7/25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자국민 중심주의는 당연한 것이지만 나라마다, 시대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미국이 더 열려 있지만 미국도 점점 자국민 중심주의로 가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유학하던 시기에는 저로서는 놀랄 정도로 미국은 외국인에 대해서 관대했던 것 같았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도 기본적 의료서비스는 받을 수 있었고 외국 학생으로서 차별을 의식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적어도 학교 안에서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장학생 선발에서도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졌는데 경제적 불확실성 상태 하에 놓여있던 저는 선발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지원했습니다. 사실 외국학생인 저에게 돈 주어 가면서 공부시킬 이유를 저 스스로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심사과정에 실수가 있다면 몰라도.


지원은 해놓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편함에 John Olin Foundation이라는 데서 편지가 왔는데 열어본 순간 기뻐서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실수를 한 것입니다. Scholarship보다 한 단계 높은 Fellowship이었는데 1년 동안 학비와 생활비를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역대급으로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때 1년의 경제적 안정이 평생의 안정된 생활을 결정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상속세를 피하고 정부의 규제를 줄이는 정책을 만들도록 다각적 로비활동을 하는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어느 나라나 부자들은 세금과 규제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나 봅니다. 그 중요한 수단으로 자선재단을 만드는 것인데 세금도 줄이고 그 돈을 우파 정치인 헌금이나 연구소나 대학에 장학금 등에 지원하여 우파에 유리한 연구를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읽어 가다가 저로서는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나옵니다. 화학공업으로 성공하여 억만장자가 된 John Olin이 세운 자선재단.. 확실히 심사과정에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책 내용 중에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는데 바로 억만장자 가족의 흑역사..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재벌 가족의 흑역사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국가 간에, 시대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재벌 가족이 코웃음 치겠지만 재벌 가족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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