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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뮤 May 20. 2024

오해했다

[Photo Essay]


오해했다.

봄은 개나리의 만개와 함께 시작되고, 벚꽃의 낙화와 함께 끝나는 줄 알았다. 그게 얼마나 단순하고도 무식한 봄의 계산법인지 산골마을로 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자연은 촘촘히 시간을 쪼개어 그에 맞는 꽃과 잎을 피게 하고, 사위게 한다. 마치 런웨이에 모델이 순서대로 나오듯이, 수많은 꽃들이 질서 정연하게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늘 가던 산책길에 손바닥만 한  작약이 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렇게 크고 화려한 애를 왜 못 봤지.  얼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찰칵찰칵.

어제는 어느 집 정원에 홀로 핀 양귀비의 아름다움에 반해 다큐 찍는 것 마냥 동영상을 한참 찍었다.

자연은 무심히 자기 일에 집중할 뿐인데, 늘 뒷북인 인간이 호들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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